[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에버랜드가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던 지분 4.25%를 7년 만에 재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에버랜드 측은 14일 “12일 이사회에서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 10만6194주를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입 가격은 182만원으로, 총 1932억원 규모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자사주 지분율은 15.25%가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과 KCC(17%)에 이어 3대 주주다. 특수관계인으로 이건희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이어 삼성카드가 5%, 삼성전기와 삼성SDI, 제일모직이 각각 4%의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6월 삼성카드로부터 지분 매입을 요청받으면서 주주들에게 자사주 매입 의사를 표명했다. 삼성카드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시행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만 했던 상황.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카드(3.64%)를 비롯해 삼성꿈장학재단(4.12%), CJ(2.35%)한솔케미칼(0.53%), 한솔제지(0.27%), 신세계(0.06%) 등에 흩어져 있던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지분 매입 의사에 응하지 않았던 한국장학재단은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공개입찰 매각이 여의치 않자 결국 삼성에버랜드에 매입을 요청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2006년 8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사회에 헌납키로 하면서 막내딸 고 이윤형 씨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 중 4.25%를 공익기관인 한국장학재단에, 나머지 4.12%를 삼성꿈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삼성에버랜드는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는 삼성그룹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사다.
삼성에버랜드가 흩어져 있던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이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기존 순환출자에 한해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그룹이 재벌개혁의 핵심으로 평가받던 순환출자 금지로부터 자유로운 이유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타운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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