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감자 잇따라..실적부진 업체 '투자주의'
2013-02-15 15:43:57 2013-02-15 15:46:0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계사년 새해 들어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자본감소(감자)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 상장사들은 실적도 부진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감자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는 총 4곳. 지난해 같은 기간 단 한 곳도 감자에 나서지 않은 점을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특히, 이 가운데 아트원제지(007190), 네오퍼플(028090), 진흥기업(002780) 등 3곳이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감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인쇄용지 전문업체인 아트원제지(007190)는 지난 13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6주가 1주로 무상 병합된다.
 
보통주는 1546만9222주가 257만8203주로, 우선주는 58만8270주가 9만8044주로 줄어든다. 자본금도 802억8700만원에서 133억8100만원으로 감소한다. 감자는 오는 4월29일 진행되며 신주는 5월14일 상장된다.
 
친환경 식품원재료 전문업체인 네오퍼플(028090) 역시 지난달 16일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에 나섰다.
 
감자 후 발행주식수는 6148만8986주에서 2049만6329주로 줄어들며, 자본금은 307억4400만원에서 102억4800만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3월 27일이며, 신주는 오는 4월 16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효성그룹 계열의 중견 종합건설업체인 진흥기업(002780)도 지난달 4일 결손금 보전을 위해 대규모 감자를 결정했다. 최대주주 및 채권단의 주식은 기명식 보통주 5주가 보통주 1주로 무상병합된다. 소액주주의 주식은 기명식 보통주 3주를 보통주 1주로 합친다. 우선주는 감자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자 후 자본금은 2251억3891만원에서 473억2510만원으로 줄어든다. 감자 후 남는 주식은 보통주 9349만8189주, 우선주 115만2026주다.
 
이들 상장사들이 감자에 나서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실제로 네오퍼플은 지난해 1분기(3월) 영업적자 8억원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진흥기업 역시 지난 2011년 당기순손실 2126억원이 발생하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같은 해 5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효성과 채권단이 총 18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했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문제는 감자 결정이 이들 기업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실적 부진으로 적자가 많이 쌓여 재무상황이 안 좋아지면 기업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꺼내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
 
실제로 감자를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트원제지는 지난 1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오퍼플 역시 감자 결정을 공시한 지난달 16일 14% 가까이 급락했고, 진흥기업도 감자 결정을 공시한 다음날 14.29%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나 재무상황이 좋지 않는 상장사들이 감자에 나설 경우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감자로 인해 감소한 주식수 만큼 주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착시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도 "대주주 변경이나 부실 기업을 인수할 때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스킬 중 하나로 감자를 활용하기도 한다"며 "감자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이 신사업으로 이어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좋지 않게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감자와 관련된 내용은 공시가 발표되기 전에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며 "항상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 세심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부실 기업들이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1순위 도구로 감자를 활용했다"며 "투자자의 경우 이들 기업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