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황교안 법무부장관 취임사
2013-03-11 16:00:00 2013-03-11 16:00:00
◇황교안 법무부 장관
법무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가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여러분 곁을 떠난 지 1년 6개월 만에 다시 법무·검찰로 돌아와 이 자리에 서게 되니 그 어떤 새로운 시작 때보다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법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고 덕분에 법무부의 오늘이 있습니다.
 
최고의 경륜과 리더십으로 그동안 법무부를 이끌어 오신 권재진 법무부장관님께도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는 오랜 경기침체와 심화되는 사회갈등, 빈발하는 강력범죄 등으로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어려움을 딛고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점에, 법무·검찰은 오히려 국민께 실망을 드리는 모습을 보여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법무·검찰이 선진 신뢰 사회의 기반인 법질서 확립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고, 또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많이 애써 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혹시 그 동안 우리의 입장에서 ‘국민을 위한 것이니 옳은 일’이라는 도그마에 빠져 자만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법무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우리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국민이 원하는 법치, 국민이 공감하는 법치’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국민은 무엇보다 인권을 중시하고, 정의롭고 정직하며, 불의한 강자에게는 추상같이 단호하되 따뜻하게 약자를 배려하는, 전문성과 품성을 갖춘 법무·검찰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국민의 바람과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분석하여 그 간극을 끊임없이 좁혀 나가야 합니다.
 
말과 구호가 아닌 실천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적당히 보여주고 위기만 넘겨보려는 진실성 없는 변화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거듭나는 개혁과 쇄신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우리 법무부의 모든 정책은 국민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수립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천될 것입니다.
 
법무가족 여러분!
 
저는 국민에게 행복과 희망을 약속하는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추어, 안전한 국가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법무행정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면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려 합니다.
 
첫째, 국가의 법질서를 확립합시다.
 
헌법 수호와 법질서의 확립은 범국가적으로 안전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쌓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법은 언제나 지켜져야 하고 질서를 지키는 것이 결국 잘 되는 길이라는 신뢰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국법질서 훼손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사회질서를 확보해 나갑시다.
 
탄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국민들이 성폭력, 학교폭력 등 범죄 걱정 없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편안한 생활을 지키는 법집행 분야에 법무부와 검찰의 최고 역량을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공평하고 균형 있는 법집행이 필요합니다.
 
모든 정책과 법집행은 항상 국민의 눈으로 보아 공평하고 균형감이 있는지를 살펴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릴 때까지 부단히 고쳐 나가야 합니다.
 
그 공평과 균형은 형식적 기준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사회의 다양한 이해들이 실질적으로 형평을 이룰 수 있도록 세심히 다듬고 배려해야 합니다.
 
특히, 평소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사회에 기여해 온 사람들이 더 큰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면 국민 행복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입니다.
 
셋째, 인권을 최상의 가치로 두고 따뜻한 법집행을 이루어 나갑시다.
 
인권 보호가 법무·검찰 본연의 사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에게도 법무·검찰이 인권 옹호의 최후보루라는 인식이 각인될 수 있도록 법집행의 목표와 기준을 인권에 맞추어야 합니다.
 
수사를 비롯한 모든 법집행 과정에 인권침해 소지가 없는지 늘 살피고 적법절차를 지켜 인권옹호기관으로서 모범을 보여 주십시오.
 
강자든 약자든 인권이 부당히 침해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므로, 언제나 당당하지만 절제와 품격을 갖추어 법을 집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검찰권 행사, 범죄피해자 보호, 교정, 이민정책 등 법무행정 전반에 걸쳐 국민들이 따뜻한 법의 온정을 더욱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권정책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속에 꿈을 펼치는 법무행정을 이루어 나갑시다.
 
기업 등 우리나라의 경제주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상생과 통합의 경제 법제부터 완비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법무행정 시스템의 우수성을 더욱 발전시켜서 그 지혜를 세계와 나누는 일에도 계속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또한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청소년들이 준법의식과 선진 시민의식을 잘 키워갈 수 있도록 법교육에도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법치, 국민이 공감하는 법치’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경청하고, 각자의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자세에서부터 시작합시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에 맞춰 각자의 전문성과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아울러, 법무행정을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려면, 먼저 우리 스스로 행복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장관으로서 여러분이 갈고닦은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능력껏 일할 수 있도록 행복한 근무환경, 보람을 느끼는 일터를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법무가족 여러분을 다시 만나 반가운 이 순간에도 한편으론 법무부와 검찰이 당면한 현실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논어(論語)의 가르침인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 즉 ‘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는 말도 떠오릅니다.
 
저는 우리가 소나무의 푸름을 가슴에 품고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행정을 하나 하나 성실히 실천해 나간다면, 국민의 큰 신뢰와 사랑을 얻을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습니다.
 
오늘, 열정으로 빛나는 여러분들의 눈빛을 보니 그 믿음이 더 분명해집니다.
 
앞으로 우리 함께 일치단결하여 보람찬 미래를 만들어 가면서 즐겁고 소중한 추억도 쌓아 나갑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3월 11일
 
법무부장관 황교안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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