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국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중국에서 ‘삼파전’을 펼친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의 ‘블레이드&소울(블&소)’과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는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는 쿤룬과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중국판권위원회(PGC)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5% 성장한 602억8000만위안(10조7000억원) 규모며 이중 MMORPG가 307억8000만위안(5조43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성숙기에 들어간 국내 MMORPG 시장에서 신작들이 더 이상 시장의 파이를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 진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한·중 FTA 협상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산 게임에 대한 실질적인 ‘시장 개방’과 ‘내국민 대우’ 등도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모바일 게임 열풍에 따라 MMORPG에 대한 투자가 많이 위축된 가운데, ‘블&소’, ‘테라’, ‘아키에이지’ 등 빅3의 중국 시장 성적에 따라 향후 대형 MMORPG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각 게임사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는 지난해 11월 런칭된 대만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몸풀기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내 퍼블리셔인 쿤룬은 지난 2008년 설립된 신생게임사지만 지난해 중국 내 게임회사 순위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쿤룬은 본격적으로 진출한 PC클라이언트 게임사업의 도약을 위해 ‘테라’의 퍼블리싱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대표는 “중국 PC 온라인 게임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중국에서 몇년간 부진했던 한국의 MMORPG를 대신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와 라이브 서비스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12일 블루홀스튜디오는 쿤룬과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채결했다고 밝혔다. 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대표(우) , 임성봉 쿤룬코리아 대표(좌),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도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무협’을 게임 배경으로 기획됐을 만큼 중국 진출에 공을 쏟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소’가 오는 2분기에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하고 향후 구체적인 과금 모델과 공개서비스 일정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블&소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게임으로 중국버전이 한국버전보다 훨씬 더 완성도가 높다"고 밝힌바 있다.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도 성공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현지화 과정에서 한국 이용자에 비해 편리한 게임 조작을 선호하는 중국 이용자들을 위해 유저인터페이스(UI)를 수정하고, 중국 시장의 특성상 더 낮은 사양에서 원활하게 게임이 동작하도록 최적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XL게임즈는 중국 내 아키에이지 1차 비공개테스트를 오는 5월에 시작한다고 밝힌바 있다.
◇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
게임업계는 세 게임 모두 비교적 높은 사양의 PC에서 동작한다는 점과 최근 중국에서 해외 신작 MMORPG가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장애 요소로 뽑고 있다.
중국 게임 순위 정보 사이트 바차이나(http://www.barchina.net)에 따르면 중국내 MMORPG 순위는 1위가 '몽환서유', 2위가 '문도', 3위가 '옥용제춘'이 차지하고 있고, 10위권 내에 외산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6위)와 드래곤 네스트(9위) 등 2종에 불과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블&소’의 인기가 가장 높지만 중국 시장의 사정은 많이 다르다”며 “게임 과금모델, 퍼블리셔의 마케팅,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의 형성 등이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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