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박근혜 정부가 출범 22일 만에 '식물정부'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경제 부흥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조직개편안 제출 47일만에 합의..새정부 '탄력'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협의되면서 본격적인 채비를 가췄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정부조직개편안을 제출한 지 47일 만이다.
그 사이 다우지수가 10영업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펼치는 글로벌 증시에서 우리 증시는 '왕따'를 당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그 간 정부조직개편안 통과에 난항을 겪으면서 '식물 정부'였던 박근혜 정부가 원안대로 최종 타결되면서 우리 증시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17일 정부조직법 개편에 대한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이었던 인터넷TV(IPTV)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관한 업무는 원안대로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관한다. 단,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보기술(IT) 기술 발전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IT 적용, 신성장동력 발굴과 해당분야 일자리 창출, 벤처·창업 활성화, 문화 육성과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국정과제의 주요 내용을 기반으로 IT·소프트웨어(SW), 의료, 영화, 게임 등의 콘텐츠 산업과 물류, 부동산 등을 새 정부 수혜 산업으로 꼽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구체적 시그널까지 시간 필요"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8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5년 내 코스피 3000시대를 꼭 열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의 '손톱밑 가시제거' 등에도 힘을 기울이는 만큼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명박 정부 때는 대기업 위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으나 새 정부는 추가 활력을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 같은 기조에서 조직이 개편되면 중소기업 등은 이전처럼 기대감을 기반으로 한 투기적인 수요에 의해 주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정책환경 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인 정책 부재가 해소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가운데 기대감만 무성하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에서 예단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정책 구체화로 모멘텀이 생긴 가운데 이것이 실적과 연결되는 기업들이 생긴다면 주가 부양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아직은 기대감만 있다"면서 "증시에 훈품을 주는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자금이 집행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는 기대감으로 성장했다가 조정을 받은 후 본격적인 상승은 현실화됐을 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경제부총리가 제자리를 잡으면 경제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수 있지 않을하는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그에 대한 시그널이 없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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