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21일 "최근 대출 가산금리와 관련해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과거 론스타가 지배주주로 있는 동안 사모펀드의 특성상 단기 이익을 경영 목표로 추진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46회 주주총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변동금리 대출 가산금리와 관련해 외환은행이 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지금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과거 외국계 펀드 중심의 경영방식을 지우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새로운 은행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약 45분 만에 모든 순서가 마무리 되는 등 조용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을 반대해 온 외환은행 노조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윤 행장의 의사진행 도중 일부 소액주주가 배당금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라며 불만 섞인 질문을 한 것을 제외하면 소액주주들도 차분히 주주총회 진행을 지켜봤다.
외환은행은 이날 주주들에게 주당 5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15일 임시 주총에서 참석했다는 한 소액주주는 이날 윤 행장에게 "외환은행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하나은행은 주당 250원을 배당했는데 외환은행은 주당 50원만 배당했다"며 "론스타가 경영할 때는 1000원~2000원을 배당했는데 그 때보다 영업을 잘했는데도 배당금을 50원만 주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15일 임시주총에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의 주식교환 비율이 1:5로 의결되면서 배당도 1:5가 될 수밖에 없어 배당금이 50원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론스타 시절에는 고배당 정책을 썼기 때문에 배당금이 많았다"며 "고배당 정책 때문에 자기자본이 다른 은행에 비해 많이 늘지 못했고 그래서 외환은행이 자산성장을 많이 못했다"고 밝혔다.
윤 행장이 밝힌 외환은행의 자기자본 성장률은 6.3%로 신한은행 43.1%, 우리은행 31.9%, 하나은행 12.7%, 기업은행 41.9%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윤 행장은 "자기자본이 적으면 외환은행의 강점인 대기업 금융에서 영업에 한계가 온다"며 "앞으로 더 뛰기 위해 자기자본비율을 충실히 가져가고자 배당금을 축적하려는 것"이라고 저배당의 이유를 설명했다.
윤 행장은 일부 언론의 직원 횡령 보도와 관련해 사실 여부를 묻는 소액주주의 질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보도가 잘못됐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직원 횡령 보도 등으로) 직원들의 상처가 크다. 설익은 기사가 나오니까 직원들이 많이 동요하고 있다"며 "은행의 명예(실추)가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외환은행은 하용이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이사보수한도 승인 및 등기임원 퇴직금규정 제정을 원안대로 의결해 마지막 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26일 상장폐지되고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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