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여당의 정부조직법 야당안 수용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연이어 대형 악재가 폭발하면서 궁지에 몰린 탓으로 보인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전날 정부조직법 회담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이유에 대해 “한번 더 포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국가적,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보통 때였다면 끝까지 갔겠지만 국가가 굉장히 위험한 상태다”라며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출범이 늦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는 지상파 주파수 관리 업무를 방통위가 가져가고 SO변경허가는 방통위 사전동의를 받도록 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들이 법안소위에서 요구한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협상안을 양보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비등했다.
이날 조해진 문방위 간사는 “원내대표들의 합의내용이 새누리 문방위원들이 내놓은 절충안과 내용이 다르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이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조직법을 합의한 것은 그 만큼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가 KMDC 주식보유 등 새로운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고 벼랑끝까지 몰린데다, 결국 사퇴하면서 임명을 강행하려고 했던 박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
또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 등 다른 인사에 대해서도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고 야당은 김병관 후보와 마찬가지로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또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성접대 의혹으로 물러나고 다른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새정부가 입을 정치적 부담과 이미지 타격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여기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이 계속 되는 가운데 금융사•방송국 대규모 해킹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이를 막아야 하는 국정원은 정치 개입 의혹 등으로 국민의 신뢰가 급락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에서 크게 양보한 대신 이석기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자격심사안을 정부조직법과 함께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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