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매수심리 자극을 위한 가시적인 대책을 요구했던 부동산 중개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추진하는 지역의 의견은 엇갈렸다.
수요자들은 주택보유 유무와 소득계층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여 시장에는 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중개업소 '거래 활성화 기대'
거래 활성화를 위한 가시적인 대책을 요구했던 부동산 중개업소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 일부 감면안 등이 실수요자들의 거래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기존 대책은 이미 나왔던 대책을 재탕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 대책은 9억원 이하 신축·미분양 주택 구입 시 양도세를 5년간 유예하는 등 새로운 내용들이 포함됐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규제 완화보다 취득세·양도세 등 세제혜택이 더 유용하기 때문에 매매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금옥 일산 럭키공인중개소 대표는 "시장에서 요구해왔던 LTV나 DTI 규제완화가 빠진 것은 아쉽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책 중 가장 가시적인 대책이라고 본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집을 안 사고 전세만 찾는 것이 문제였는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다양한 혜택이 있어 거래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직증축 허용했지만 재개발·재건축 대책은 빠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방안이 4.1부동산대책에 포함되면서 관련 업계와 1기 신도시 주민들은 리모델링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안전 문제와 자원낭비 등을 이유로 불허했던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대상은 건축된 지 15년 이상된 아파트로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정윤 한국리모델링협회 사무처장은 "수직증축이 없는 리모델링은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며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방침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효성 있는 재개발 대책을 기대했던 주민과 재건축 조합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시공사와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이번 4.1부동산대책에서 재개발 관련 정책이 빠졌다는 것이다.
오병천 전국 재개발재건축연합회 회장은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해 시공사들은 업계를 떠나고 재건축 조합들은 총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합설립 인가 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10년 7월 구청이 재개발 사업을 관장하는 공공관리제를 도입했다. 조합과 시행사의 결탁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사업시행 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국토교통위)이 조합설립 인가 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수요자, 주택수요에 따라 엇갈린 반응
수요자들은 주택보유 상황과 주택구입 여력 등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홍모(50)씨는 "그동안 아파트를 팔려고 해도 찾는 사람도 없고 집값은 계속 떨어졌는데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한다고 하니 침체된 분위기가 많이 바뀌지 않겠냐"며 "15년 이상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4.1부동산대책이 중산층 살리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취업준비생 이효정(26)씨는 "대기업 등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를 얻은 젊은층들은 높은 연봉에 대출 조건도 좋아 정부의 지원 혜택까지 받는다면 안정적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주택 구입 여력이 부족한 젊은층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는 대책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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