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컴퓨터 해킹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를 불법낙찰 받은 일당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석재)는 컴퓨터 해킹을 통해 낙찰하한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관급공사를 불법낙찰받은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 입찰방해)로 악성프로그램 개발자 김모씨(52)와 공사브로커 오모씨(55) 등 10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모두 25명을 기소하고 도피한 브로커 1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범행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의 허점을 노리고 벌어졌다. 나라장터는 발주처 담당 공무원과의 유착이나 입찰 참가업체들간의 담합을 통한 불법낙찰을 막기 위해 도입된 조달업무 시스템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보안이 강력한 나라장터 시스템을 직접 해킹하는 대신 보안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지자체 재무관과 입찰참여 건설업체 PC들을 해킹해 낙찰하한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악성프로그램을 통해 공사예정가(예가)를 해킹해 낙찰하한가를 조작한 후 공사브로커를 통해 입찰에 참가하는 건설 업체에 적정 입찰금액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건설업자들은 전달 받은 입찰금액을 통해 수천원에서 1만원 내외로 근소한 차이가 나는 금액을 써 공사를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건설업자들은 전달받은 입찰금액을 통해 공사를 낙찰받은 후 낙찰금액의 6~7% 가량을 공사브로커와 프로그램 개발자 등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업체는 모두 20개로 확인됐다.
검찰은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한 불법낙찰 공사가 현재 확인한 건수만 모두 31건(낙찰가 기준 291억원)이며, 경북권 소재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경기, 강원, 호남권 등 다른 권역 지자체가 발주한 관급공사들의 불법낙찰 여부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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