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던
STX조선해양(067250)에 대한 주채권은행들의 자율협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단 한 숨 돌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조기상환청구(PUT) 행사를 앞두고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일단 무리없이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주채권기관들은 이날 자율협약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내주 실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금융기관의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일단 9일 조기상환 청구 행사일을 맞이한 1070억원의 풋옵션 행사 물량이 부담이 됐다.
금융기관 주도의 유동화 채권이나 대출은 1년간 만기가 연장되지만 자율협약 동의가 어려운 개인투자자들과 지역금융 기관이 보유한 회사채 물량의 출회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행사물량인 25회차는 만기일이 2015년4월이지만 이달 9일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하다.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인만큼 부진에 휩사인 STX조선해양의 회복 가능성보다는 원금손실을 최대한 줄이려는 투자심리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51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STX조선해양과 채권단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신 자율협약을 선택한 이유다.
여기에 오는 5월 3000억원과 7월 1000억원의 만기도래 회사채도 연이어 남아있는 등 향후 물량부담도 여전하다.
일단, 업계 관계자들은 주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선택한 만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은데다, 신규로 투입되는 자금으로 인해 107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이 일부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 청구를 자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정혜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과거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의 자율협약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개인 채권투자자들은 정상적으로 원리금과 이자 상환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협약에 나서는 7개 주요 채권단이 개개인 투자자들에 구조조정을 위한 동의를 일일히 받을 수 어렵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상환부담을 먼저 해소할 것이란 진단이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법정관리보다 낮은 단계의 경영정상화 추진에 따라 투자원금의 회수가 가능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법적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의 채권 상환을 제한하는 법정관리와는 달리 만기시점에서 개인 투자자의 투자금 상환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자율협약 신청에도 개인 채권투자자들의 안정성은 높다는 분석이지만, STX그룹 전반의 신용위험 확대속에 이들 투자자들의 풋옵션행사 가능성도 여전해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은 지난 2일 STX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 검토)으로 하향하며 지난해 12월이어 두번째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자율협약 신청이 받아들여져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고, 강도 높은 재무구조개선이 진행된다면 채권자 회수율이 개선될 수 있지만, 웅진사태 이후 얼어붙은 회사채 투자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점치긴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리테일 채권 전문가는 "자율협약으로 인해 만기도래시 회사채의 상환이 가능하지만, 우려탓에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발행가보다 낮아진 가격탓에 손절가능성도 있다"며 꼼꼼히 따지는 투자전략을 권고했다.
액면가 1만원이던 STX조선해양은 이날 현재 매도에 나설 경우, 불가피하게 25%가 줄어든 8500원에 손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계열사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단위 : 100만원)
(자료 = NH농협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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