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KT가 최근 실시한 4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KT(030200)는 지난 10일 16개월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면서 각각 5년·10년·20년 만기의 총 4100억원 규모 AAA등급 회사채를 발행했다.
시중 증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전액 인수하는 등 회사채 발행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KT에 따르면 발행액 중 2700억원은 차환자금으로, 나머지 1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이익이 대폭 줄어들면서 경영사정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는 바람에 자금이 부족해져 결국 회사채 발행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KT는 최근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시가배당률은 5.2%로, 배당금 총액은 4874억원이다.
KT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194억원으로 44% 급감했다. 배당액은 순익의 68%에 달한다.
KT는 민영화 이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
2009년 KT는 당기순이익의 94.5%를 배당으로 내놓았다. KT의 배당 성향은 2010년 50.0%, 2011년에는 37.7%였다. 지난 3년 동안 당기순이익의 60.6%를 배당으로 지급한 것이다.
KT의 고배당 정책이 자칫 성장과 투자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KT는 "배당 정책은 안정적인 주주확보와 투자유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M&A나 주가조작 등 리스크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 주당 2000원 배당이 안전마진으로 설정된 것이며 성장을 위한 투자유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KT가 적자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배당금을 메우기 위해 외부에서 돈을 빌릴 이유가 없다"며 "회사채 발행은 적정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등 회사의 경영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KT는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지난 2011년의 경우 50개 계열사 중 21개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도 최근 3년 동안 KT는 순이익의 60.6%를 배당금으로 지출하는 바람에 사실상 부동산, 구리선 등을 매각해 이익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는 고배당-저투자-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KT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에 대해 시장 반응도 만족스러웠다"며 "경영사정이 안좋으면 AAA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고배당-경영악화-회사채발행 공식은 상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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