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NS의 몰락..버티컬SNS가 구원투수로 나선다
2013-04-19 17:18:12 2013-04-19 17:20:39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다음(035720)의 '요즘', KTH(036030) '푸딩.투' 등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들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1위 사업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냉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토종 SNS의 새로운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의 마이크로블로그 형식의 SNS인 ‘요즘’이 오는 8월 문을 닫는 것을 비롯해, KTH의 사진 기반의 SNS ‘푸딩.투’, 위치기반의 SNS ‘아임인’ 등이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들 서비스는 지난 2010년 이후 출시돼 각각의 분야에서 일정수준까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고, 국내 SNS의 대세가 ‘페이스북’으로 정리되면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특정 분야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SNS로 묶는 ‘버티컬 SNS’가 다수 선보이면서 다시 한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needs)가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 서비스를 답습하는 데 그쳤던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국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들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패션 분야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버티컬SNS로 통한다.
 
지난 12일 선보인 NHN(035420)의 패션 전문 모바일 SNS ‘워너비!(WANNA B!)’를 비롯해 다양한 버티컬SNS들이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PC기반의 수많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들이 모바일로 이전하려는 ‘통로’를 찾고 있고,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대형화·고해상도로 진화하면서 스마트폰에서도 패션 아이템을 찾는데 큰 무리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신상,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을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패션SNS"라며 “사업자들도 모바일 이용자들과 접촉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상품판매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 미국의 ‘팬시’와 같은 수익 모델 구축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너비!'에서는 국내 외 주요 패션사이트 60여 곳의 제품을 찾아볼 수 있으며, NHN은 향후 제휴 업체들을 더욱 늘려갈 예정이다.
 
SK컴즈(066270)가 6월 출시할 예정인 ‘싸이메라SNS(가칭)’도 유력한 버티컬SNS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컴즈의 사진 촬영 앱인 '싸이메라'와 직접 연동되는 버티컬SNS로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인물사진에 패션 액세서리나 화장품을 적용해 볼 수 있는 독특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메라SNS는 휴대폰 번호 기반의 간편한 회원가입을 강점으로 ‘푸딩.투’ 이후 뚜렷한 사업자가 없는 사진 특화 SNS로 키워간다는 게 SK컴즈의 방침이다.
 
사진 촬영 앱 싸이메라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국내외 누적다운로드 수 1600만을 기록했으며, 모바일 사진 촬영 앱 중 특히 ‘인물촬영’과 '보정'에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다수의 매체에서 얻으면서 일일 사용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한 증권사 인터넷 담당 연구원은 “특정 분야의 특화된 버티컬SNS는 사업모델 구축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달리 플랫폼 자체가 사용자에게 어떤 ‘이익’을 줘야 한다”며 “자신들의 관심사를 공유하는데 일반 SNS보다 더 낫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NHN이 선보인 패션 SNS 워너비!(좌), SK컴즈의 싸이메라(우)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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