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일제히 재보선 투표가 24일 오후 안철수 후보가 거주 중인 수락산역 인근 늘푸른아파트는 한적했다.
다섯 동의 작은 단지인 늘푸른아파트 단지 내에는 인적이 무척 드물었다. 종종 노인들이나 저학년 초등학생들만이 눈에 띌 뿐 낮 시간대라 20~30대의 젊은 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늘푸른아파트 노인정에 마련된 노원구 제7투표소 역시 아파트 단지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한적한 편이었다. 중장년층들이 주로 왕래했고 젊은 층들의 모습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드물게 보였다.
노인정 앞에 위치한 102동 앞에서 만난 80대 남성은 이른 아침 투표를 마쳤다고 한다. 전직 공무원이라는 그는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허준영 후보가 경쟁력이 뒤진다는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허 후보는 지난해 강남에 공천 신청했다가 밀려서 여기 온 인물인 걸로 안다"며 "지역에서 무엇을 했다고는 하는데 아는 바는 없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잘 모를 것"이라고 냉소를 표했다.
그러나 그는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태 정치에 대한 반감으로 발생한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후보는 별개다. 그 현상을 독차지하려는 것도 구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투표를 방금 마쳤다는 중절모를 멋지게 쓴 70대 후반의 남성은 허준영 후보의 열렬한 팬임을 자부했다. 그는 "허 후보는 그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 지역을 위해 일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에게 표를 줬다"며 "집권 여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우 친한 친구사이라는 두 명의 70대 여성들은 허 후보와 안 후보로 지지 후보가 엇갈린다.
허 후보를 지지한다는 여성은 "허 후보가 더 듬직해 보여 그에게 투표했다. 안 후보가 싫다기 보다는 허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 반해 안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또 다른 여성은 "새로운 이미지에 끌려 안 후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그가 똑똑한 것은 알지만 정치는 공부 머리와 다를 것 같아 염려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장년층이 허 후보에게 대체적으로 우호적이었던데 반해 젊은 층은 안 후보에게 매우 우호적이었다.
가정주부라는 30대 여성은 허 후보에 대해서 "딴 것보다 용산 사업 부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찍지 않았다"고 밝히며, "내 또래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안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표를 줬다는 그는 김지선 후보에 대해선 "삼성X파일 사건의 내막도 알고 있지만 부인에게 지역을 승계하는 건 보기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파트 인근에서 모여 한창 수다를 떨고 있던 다섯 명의 40대 여성들은 안철수 후보를 "주부들의 아이돌"이라고 칭송하며 "주변 또래 여성들이 모두 안 후보에 열광한다"고 전했다.
저녁 시간대에 투표할 예정이라는 그들은 "누구에게 투표할지는 당연히 비밀"이라면서도 "우리 모두 아이돌에 열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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