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6일 정부의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 전원 철수 결정에 충격적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금하지 못했다. 관계자들 표정엔 허망함이 짙게 깔렸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날 통일부의 전격 조치 직후 '대한민국 정부 성명에 대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입장'이라는 입장 발표를 통해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귀환조치는 매우 충격적"이라며 "전 입주기업의 의견을 종합한 후 입장을 다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개성공단을 이루기 위해 피땀 흘린 노력이 중단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깝다"며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그러면서 "정부의 남측 체류인원 철수 배경이 무엇인지 통일부로 들으러 갈 것"이라며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 의지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굳게 다문 입술에는 결의가 잔뜩 배여 있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와는 별도로 정부의 지난 25일 남북 실무회담 제의가 개성공단입주기업들과 사전 논의 없이 이뤄졌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 회장은 "뉴스를 통해 정부의 남북 실무회담 제의를 확인했다"며 "우리와 사전 논의 없이 회담 제의를 결정한 데 대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북한이 회담 제의를 거부할 게 뻔한 상황에서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극단으로 몰고 갔다는 얘기다.
정지섭 개성공단기업협회 수석 부회장도 "정부가 남북 실무회담을 제의할 때 개성공단입주기업들과 사전 논의는커녕 귀띔도 없었다"며 "정부의 속뜻을 모르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한 회장은 또 정부의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 철수 계획에 따라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 철수 발표가 났으니 입주기업의 피해 발표가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라며 "개성공단입주기업의 피해액이 몇 조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은 여전히 개성공단 정상화를 희망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로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귀환조치에 대해 "남북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으로 대치 중이어서 개성공단 상황이 당분간 좋아지기 어려워 보인다"며 "남북 양측 모두에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제의한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을 26일 북한이 거부하자 이날 오후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 전원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
통일부는 25일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북한이 제안을 거절할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6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정부의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 전원 철수 결정에 대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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