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승용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SUV의 가파른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다.
자동차 판매 불황에 실용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SUV(스포츠유틸리티·Sport Utility Vehicle)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5만836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한 수준으로, 내수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대표차종인 아반떼의 경우 7965대, 그랜저 7725대, 제네시스 1155대 등 승용차 판매는 3만1809대로 같은 기간 10.4% 감소했다.
반면 싼타페 7444대, 투싼ix 3414대, 맥스크루즈 586대, 베라크루즈 352대 등 전체 SUV판매는 무려 142.9% 급증한 1만1796대를 기록했다.
사실상 SUV가 현대차 내수 판매를 견인한 셈이다.
◇현대차는 2일 '뉴 투싼ix'를 출시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2일 상품성과 스타일을 향상시킨 ‘뉴 투싼ix’를 출시하면서 이 같은 여세를 몰아 SUV시장에서의 독주체제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쏘렌트R 2319대, 스포티지R 3616대, 모하비 694대 등 SUV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과
쌍용차(003620)는 RV(레저용 차량·Recreational Vehicle) 부문에서 각각 32.3%, 27.7% 판매가 늘었다.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사진제공=한국지엠)
신차뿐 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중고차 전문기업인 SK엔카는 지난 2010년식 국산 SUV가 경차보다 낮은 감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중고차의 잔존가치는 높아진다.
스포티지R 디젤 2WD TLX 최고급형은 SUV 중 가장 낮은 감가율인 16.39%를 기록했다. 이어 쏘렌토R 디젤 2.0 2WD TLX 최고급형(19.74%)과 모하비 4WD KV300 최고급형(21.82%)이 상위에 이름을 올랐다.
이는 경차인 뉴모닝 LX 고급형 블랙프리미엄(22.47%)보다 낮은 감가율이다.
SUV와 RV차량이 신차와 중고차를 망라해 인기몰이 중인 것이다.
무엇보다 SUV는 넓은 적재공간을 보유해 캠핑과 레저 스포츠 등에 안성맞춤이다. 이는 주말 야외활동을 즐기는 가족이나 젊은 층의 선호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차체가 높아 시야 확보가 용이함에 따라 운전이 미숙한 여성 및 초보 운전자들에게 인기만점이다.
특히 고유가 시대에 뛰어난 연비도 SUV 인기에 한몫 하고 있다. 디젤 모델의 경우 유지비가 저렴하고, 연비도 리터당 15km 이상 고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SUV 이미지는 근육질에 힘센 차로만 인식됐으나, 최근엔 자동차 업체들이 세련된 디자인의 SUV를 줄줄이 출시하면서 SUV도 디자인이 멋진 차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실용성과 경제성 등을 갖춘 SUV 차량을 대거 출시하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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