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지난 3일 1100원선 하향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1090원선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1원 내린 1097.0원 출발해 전 거래일보다 2.6원 내린 109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4월 초 1140원선 고점을 찍은 후, 불과 한 달 만이다.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인해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하락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1090원선 안착..엔·원 1100원선 임박
최근 원·달러 환율의 낙폭 배경에는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일본 및 유럽 등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되고 중국의 경기부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 주말 들려온 미국 4월 고용지표 호조 소식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힘을 보탰다. 미국 4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16만5000명을 기록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인데다 같은 달 실업률도 7.5%를 기록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뉴욕과 유럽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급 상으로도 달러 공급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국내 채권 및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레벨을 1090원대로 끌어내렸다.
반면 그동안 주춤한 모습을 보이던 달러·엔 환율은 반등하고 있다. 6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99엔대로 올라섰고 엔·원 재정환율은 1104원 중반에 호가되면서 100엔당 1110원대에 바짝 다가선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하락 우세..당국 개입 경계 강화될 듯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험자산 선호분위기가 강화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진정 등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미 고용지표 호조 및 달러 공급 우위 영향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로 인해 당분간 하락압력이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1090원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엔·원 재정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한층 강화돼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원 재정환율 1100원선은 국내 기업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이 선이 무너지면 당국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원·엔 재정환율이 1100원선을 앞두고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다만 당국 개입이 어느 정도의 지지력을 제공할 뿐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 강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며 “엔·원환율의 빅피겨(큰 자릿수) 변화 가능성에 따른 역외의 동향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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