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올 들어 연이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의 돌풍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까지만 해도 박스오피스 5위권 안에 한국영화가 4편이나 속해있을 정도로 강세가 뚜렷했다. '신세계', '7번방의 선물', '파파로티', '연애의 온도' 등이 흥행을 주도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지난 4월 11일 톰 크루즈와 모건 프리먼 등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오블리비언'이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블리비언'은 개봉 10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에 나섰고, 이어 같은 달 25일 개봉한 '아이언맨3'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7일째인 지난 11일 700만 관객을 뛰어넘은 '아이언맨3'는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는 2분기 들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전설의 주먹'이 한달간 170만명,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폭스가 전액 투자하는 첫 한국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런닝맨'이 5주동안 관객 14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결과 지난 1분기 한국영화를 본 관객수(3845만명)는 역대 분기별 기록 중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시장점유율은 69.4%로 작년 대비 10.6%포인트나 늘었다.
하지만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습으로 4월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39.8%로 1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그렇다면 5월 상황은 어떨까.
현재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다. 5월 들어 첫 개봉한 한국영화 '전국노래자랑'이 일주일만에 60만 관객을 끌어모은 데 이어 9일 개봉한 '고령화가족'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관객 5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연이어 선보이는 한국영화들도 기대를 모은다. 오는 16일 엄정화, 김상경 주연의 '몽타주'와 최강희, 봉태규 주연의 '미나문방구'가 함께 개봉을 하면서 한국영화의 분전에 힘을 보탠다.
반면 할리우드 대작들도 잇따라 상륙할 예정이어서 한국영화의 역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16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위대한 개츠비'에 이어, 30일에는 '스타트렉 : 더 비기닝'의 속편인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개봉한다.
개봉 중인 한국영화의 한 홍보 담당자는 "'아이언맨3'의 천만 관객을 예측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기존에 해오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홍보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이번 주 개봉하는 한국영화 '미나문방구'와 '몽타주'가 장르와 소재가 서로 달라 관객층이 나뉠 것으로 본다. 어느 정도 흥행을 기대해볼만하다"면서도 "그러나 당분간 할리우드와 한국영화가 맞서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위대한 개츠비'의 예매율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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