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휴대성이 좋은 카메라는 성능이 뛰어나지 않고, 성능이 좋은 카메라는 매일 들고 다닐 수 없다."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러한 고민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DSLR은 성능이 좋지만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들고 나가기 전에 항상 고민이 앞서고, 13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나 '똑딱이 카메라'(디지털카메라)는 휴대성은 좋지만 성능면에서 DSLR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겁니다. 결국 일본의 카메라 제조사 올림푸스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민을 반영해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반사경(미러)'이 없는 카메라를 출시했습니다.
오늘 살펴볼 디바이스는 바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소니의 'NEX-5R'과 삼성전자의 'NX300'입니다. 소니코리아는 NEX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올 3월 국내 미러리스 시장점유율 51%를 기록했고, 삼성의 NX300은 출시 한달만에 공급물량이 7000대를 돌파했습니다.
이 디바이스들이 매력적인 이유를 일주일동안 사용하면서 파헤쳐봤습니다.
◇삼성전자의 'NX300'(왼쪽)과 소니의 'NEX-5R'(오른쪽).(사진=곽보연 기자)
◇여성을 설득한 'NEX-5R'..우사인볼트의 스피드를 내세운 'NX300'
먼저 소니 NEX-5R의 외관을 보면 배우 손예진이 떠오릅니다. 최근 출시된 'NEX-3N'과 외관이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NEX-5R은 오히려 광고에서 배우 이병헌을 내세웠었습니다. 여심을 자극하는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에 부드러운 남성미를 더한 제품입니다.
몸체는 한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를 모두 합해 276g입니다.
◇소니의 NEX-5R은 110.8×58.8×38.9mm 크기로 몸체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를 포함해 276g이다.(사진제공=소니코리아)
특히 5R는 기존 번들 줌렌즈의 두께에서 절반 가까이를 줄인 '초슬림 표준줌렌즈'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 렌즈의 장점 중 하나는 렌즈 왼쪽에 '파워 진동 줌'이 탑재됐다는 건데요, 셀카를 찍을 때에도 한 손으로 줌 인-아웃을 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소니 NEX-5R(오른쪽)은 '초슬림 표준줌렌즈'를 채용해 번들 렌즈의 두께를 기존 렌즈의 절반가량으로 줄였다.(사진=곽보연 기자)
여성을 공략한 또 다른 특징은 플립형 LCD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립 형태로 제작돼 180도 위로 올릴 수 있는 이 LCD는 여성들의 셀프카메라 촬영을 돕는 기능입니다. 또 로우앵글이나 하이앵글에서도 촬영이 편리하도록 LCD를 각각 90도와 50도로 기울일 수도 있습니다.
◇NEX-5R은 하이앵글과 로우앵글로 촬영할 때 LCD를 각각 90도, 50도로 꺾어주고, 셀카를 촬영할 때는 LCD를 180도로 꺾어주면 된다.(사진=곽보연기자)
삼성 NX300은 남성스러움이 좀 더 강화된 제품입니다. 광고 모델로 달리기 선수인 우사인 볼트를 선정한 것도 그런 맥락에선데요, NX300이 강조하는 특징은 '빠르고 정확한' 촬영입니다.
NX300는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위상차 AF'와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콘트라스트 AF'를 동시에 이용해 초점을 잡는 '하이브리드 AF' 기술을 적용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때문에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하는 어린 자녀들의 다이나믹한 순간을 남기고 싶은 20~40대 젊은 부모들이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할 듯 싶습니다.
◇삼성전자의 'NX300'은 크기 122×67.3×40.7mm에 몸체 무게는 280g이다.(사진=곽보연 기자)
삼성의 NX300도 틸트의 위치를 하이앵글과 로우앵글로 조정할 수는 있지만 180도로 각도를 조정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세계 최초로 회전형 LCD를 탑재한 '미러팝'(일명 한효주 디카)을 출시해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뺏었던 삼성이 왜 NX300에서는 그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건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NEX-5R, 인물 사진에 최적화..NX300, 터치AF 통한 접사 매력
사용자 입장에서는 제품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결과물입니다. 일주일동안 취재현장에 두대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다양한 사진을 촬영해봤습니다.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진에 미숙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P(Program) 모드에서 촬영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참관해 전시부스를 둘러보는 모습입니다. 소니 NEX-5R에는 '자동 프레이밍' 기능이 있어서 사진을 촬영한 뒤 디바이스가 생각하는 최적의 인물 사진 구도를 찾아 사진을 자동으로 저장해줍니다. 카메라는 이 사진에서 아름다운 두 여성분을 중심으로 프레이밍을 해줬습니다.
◇NEX-5R로 촬영한 사진 원본(위)과 '자동 프레이밍' 기능으로 편집된 사진(아래).
인물 사진에 강한 NEX-5R는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소프트 스킨' 기능과 어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얼굴을 잡아주는 '손으로 들고 야경 촬영' 기능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소프트하이키 ▲토이카메라 ▲레트로 ▲팝컬러 등의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풍경사진에서도 풍부한 색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아래 사진은 지난 22일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전체사진에서 일부분을 확대해 잘라봤는데요 확대 배율을 높여도 화질이 선명했습니다.
◇NEX-5R로 담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모습. 이 사진은 전체사진에서 일부분을 잘라낸 사진이다.
NEX-5R를 사용하면서 느낀 아쉬움은 사진을 촬영한 직후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겁니다. 사진 회전은 카메라에서도 가능하나 잘라내기 등의 편집은 PC로 사진을 옮긴 뒤 가능합니다. 반면 NX300은 촬영한 사진을 카메라로 보면서 다양한 편집을 시도할 수 있는데요, 사진보기 기능에서 하단의 메모 아이콘을 터치하면 ▲자르기 ▲회전 ▲사진 사이즈 변경 ▲색보정 ▲피부보정 ▲스마트필터 효과 등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의 NX300은 인물 사진보다 속도감있는 사진이나 근접 사진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선 180도 틸트 회전이 안돼 셀카를 찍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카메라가 제공하는 스마트 모드에서 '뷰티페이스'를 택해서 인물 사진을 촬영했을 때 뽀샤시함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NX300은 근접 사진에서 능력을 발휘했는데요, 태안반도에 있는 한 수목원에서 NX300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NX300으로 촬영한 물망초. 초점이 정확하게 꽃에 맞춰져 배경은 아웃포커스됐다.
◇특별한 효과를 주지 않아도 NX300은 자연 그대로의 색감을 잡아냈다.
◇NX300은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잡아내는데 강점이 있다.
소니 NEX-5R은 블랙과 화이트 두가지 색상이 출시됐으며 출고가는 표준줌렌즈 킷 기준 99만8000원입니다. 삼성의 NX300은 블랙과 화이트, 브라운의 세가지 색상이 출시됐고 번들렌즈를 포함한 제품가격은 출고가 기준 89만9000원입니다. 두 제품 모두 온라인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반드시 다양한 유통채널을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