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최근 중국을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최룡해 북한 군 총정치국장이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결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 역시 북측의 태도 변화를 반기면서 대화재개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북측의 대화재개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하자 정부와 정치권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남북 간의 기싸움만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27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괴뢰' '요사스런 언행' 등의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해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는 북측이 그동안 '남조선 집권자' '청와대 안방주인' 등의 표현을 사용해 남측을 비난했던 것에 비해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같은 북측의 태도는 앞서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중국 방문 중 시진핑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북한이 다른 6자회담 당사국에게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난수위를 높인 것은 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실명을 들어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문제는 남북 최고 통수권자의 실명이 오가는 양측의 대결구도가 개성공단 운영중단 등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여전히 북측의 대화의지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최룡해 특사의 대화재개 발언과 관련,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면서 북측의 태도에 진정성이 결여돼 있음을 지적했다.
통일부 역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6.15 남북공동행사 불허 입장을 밝히면서 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한 북한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당국간 대화는 거부하면서 민간단체를 상대로 6.15 남북공동행사를 제의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역시 박 대통령을 거론하는 북측의 비난 행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원색적인 말로 비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남북이 대화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대결구도를 지속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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