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앵커 :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국외 조세회피' 논란이 국내에서도 광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유명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재계 유력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탈세 및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의 전면에 서게 된 것인데요. 명단에 오른 주요 대기업들은 보도 이후 예상되는 국세청 수사를 비롯해 정치권의 압박 등으로 초비상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보도국의 황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자, 황 기자? 지난 22일에 이어서 오늘 뉴스타파가 두 번째로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어떤 기업들이 포함됐나요?
기자 : 네, 이번에 뉴스타파가 발표한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조용민 전 한진해운 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이덕규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 조민호 전 SK 증권 대표이사 부회장과 부인 김영혜씨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선 한진해운의 경우 조용민 전 대표이사가 지난 2008년 10월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 LIMITED)이라는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등기이사는 조용민 전 대표이고, 주주는 현 한진해운 회장인 최은영씨입니다.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의 경우 쿡 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라는 이름의 신탁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민호 전 SK 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 버진 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을 설립했구요, 배우자인 김영혜씨가 유일한 주주로 등재돼 있습니다. 이덕규 전 대우 인터내셔널 이사도 지난 2005년 버진 아일랜드에 콘투어 퍼시픽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구요,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는 지난 2007년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SUN WAVE MANAGEMENT LIMITED)의 대주주로 등재돼 있는 페이퍼컴퍼니의 주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참 곤혹스럽겠네요. 물론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의혹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은 사실인데요. 특히 최은영 회장이 연루된 한진그룹이 아주 입장이 난처하겠습니다.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현직 회장이 연루된 한진해운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입니다. 한진해운 측은 일단 "회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은 뒤 "현재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한진해운은 2차 명단이 발표된 지 약 1시간이 지난 뒤 공식해명 자료를 내고 "최은영 회장이 2008년 10월 조용민씨(전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와 공동명의로 회사와 무관한 서류상 회사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고 사실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특별한 필요성이 없어 2011년 11월경 동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주주명부에서도 삭제됐다"고 해명했습니다.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이 연루된 한화그룹은 "황용득 사장 개인의 일이며 그룹은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명단이 공개된 27일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고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덕규 전 이사가 이름을 올린 대우인터내셔널도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종합상사의 특성상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일이 본부장(이사급) 단독으로 결정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국외 조세회피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뉴스타파는 매주 이처럼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입장 아닙니까? 각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일단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이 뉴스타파가 확보한 내용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점점 더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6일에도 재벌닷컴이 해외 9개 조세회피 지역에 우리나라 스물 네개 그룹이 보유한 해외법인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총 5조6903억원에 달하는 자산이 해외법인에 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계에서는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하고 있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순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여론이 무차별적으로 페이퍼컴퍼니와 비자금, 탈세 등을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지만 이는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반박인데요.
다만 관련 보도 이후 국세청이 역외탈세 추적을 선포하는 등 해당 기업들을 향해 '칼'을 뽑은 상황인데다 여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사나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보다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자료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관련 사안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 수고 많았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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