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물류업계가 연안해운 재개 효과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느라 분주하다.
㈜한진은 올 3월 군산-광양 노선에 4천t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 만에 정기 연안해운을 재개한다고 10일 말했다.
1989년 부산-인천 노선에 취항했던 ㈜한진은 2006년 사업성이 떨어지자 운항을 중단하면서 연안해운을 사실상 접었다.
㈜한진은 군산-광양 노선을 시작으로 경인운하 완공 이후 연안해운을 확대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경인운하가 침체해 있는 연안해운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형 물류기업들이 빠지면서 연안해운은 중소 해운업체들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유가 부담이 크고 속도 면에서 도로 운송에 밀리면서 물동량은 몇 년째 정체하거나 감소하고 있다.
연안화물 수송량은 1억4천532만6천809 R/T(운임톤: 부피와 무게 중 선사가 유리한 운임을 선택하는 용량)을 정점으로 2007년에는 1억2천7만9천199 R/T까지 감소했다.
연안화물이 외항화물을 포함한 전체 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기준으로 12.2%에 불과하다.
경인운하를 거쳐 중국과 일본 등을 잇는 해운항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도 외항선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외항선사 관계자는 "연근해를 운항하는 배의 속도는 외해를 운항하는 배보다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데다 운하에 들어갈 수 있는 배로는 외항화물을 처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경인운하에 들어가는 4천t급 배는 바다-강 겸용선박(R/S 선박)으로 20피트 컨테이너 250개를 실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250TEU급 선박으로는 중국과 일본 등을 운항하기에는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진보다 앞서 1999년 부산-인천 항로를 철수한 대한통운은 현재 예선과 부선 각각 2척을 운용하면서 부피가 큰 화물을 연안에서 나르고 있다.
대한통운은 그러나 당분간 연근해 항로에 선박을 추가 투입할 계획은 없다.
물류업계는 연근해 선박에 면세유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육로 화물업계와 형평성을 고려할 때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육상 운송에 익숙한 화주들이 얼마나 연안해운을 이용할지가 관건이다"라며 "경인운하에 대한 시각차가 너무 커서 업체들로서는 공사를 지켜보면서 수익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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