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가 자동차용 전자제품(전장)을 전담할 '카사업본부'를 신설, 기존 4개 사업본부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5개 사업본부로 재편할 전망이다.
전장 시장은 최근 자동차에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어장치, 전지, 에어컨, 오디오 등 각종 첨단 전자 기술이 접목되면서 전자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자동차용 전지를 5대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는 등 이재용 부회장이 발 벗고 영업 일선에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이는 분야다.
LG전자 역시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전장'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의 마진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정점을 지나 정체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전장의 본격 진출을 위해 LG전자는 오는 7월1일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담할 카사업본부를 내부에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부품 설계 전문업체인 'V-ENS'와 HE사업본부 산하 '카사업부', 최고경영자(CEO) 직속 '에너지 컴포넌트(EC)사업부'를 통합, 확대 개편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사실 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는 점을 주목, 확정을 기본 방침으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전자가 카사업부를 신설하게 될 경우 사업본부는 기존 HE(홈엔터테인먼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HA(홈어플라이언스), AE(에어커디셔닝&에너지솔루션) 등 4개 사업부에서 5개 본부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5월 초 자동차 부품사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LG CNS 자회사였던 V-ENS를 흡수 합병했다. 카사업본부 신설을 위한 선행적 조치였다는 결과론적 분석이 가능케 됐다.
LG전자가 전장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배경에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있다.
실적의 양대 축인 가전과 휴대전화 사업만으론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LG전자의 핵심 사업인 HE사업본부의 경우 LCD TV 수요부진과 선진국 TV시장 포화 등의 악재에 노출되면서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MC사업본부 역시 '옵티머스G' 시리즈의 성공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삼성과 애플의 양강 체제가 여전한 데다, 이미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정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와 달리 전장 분야는 '블루오션'에 가깝다. 매킨지 컨설팅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9%에서 2015년 40%로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같은 기간 1200억달러(약 138조원)에서 2000억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전장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폭스바겐과 GM, 토요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장들을 직접 만나는 등 외연 넓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 역시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용 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를, LG디스플레와 LG이노텍은 디스플레이와 전장 부품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계열사별로 흩어진 역량을 결집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사업본부의 신설로 차량용 부품의 엔니지어링 역량 강화와 계열사와의 협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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