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대선 투표 직전 있었던 경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중간 발표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한다고 야당측을 압박했던 박근혜 대통령 입장이 궁색해지게 됐다.
(사진제공=청와대)
검찰은 14일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발표에서 지난 대선 기간 중 경찰 사이버범죄 수사대가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국정원 여직원 노트북에서 나온 증거를 은폐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문재인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추천•비추를 한 사실들을 확인하고 처음에는 성과를 낸 것에 기뻐했지만 곧 분석관들은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한 걸로 (발표에) 쓸려고 한다”며 발견한 증거들을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하드디스크 등은 유출되지 않도록 봉인하고, 조사 중 작성한 문서들도 폐기했다.
또 “누구든지 대답하면 안된다”, “모른다”, “알려줄 필요가 없다”며 자신들이 증거를 감춘 사실을 비밀로 할 것을 다짐했다.
대선TV토론 직후 심야에 나온 경찰의 '댓글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발표는 이같이 애초부터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후보는 이를 근거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는 “경찰이 노트북, 컴퓨터를 아무리 찾아봐도 댓글을 단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며 “빨리 수사를 해서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더니, 빨리 해서 결과를 내놓으니까 이제는 못 믿겠다고 한다”고 문 의원을 비난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발표 이후에도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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