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문재인(사진) 의원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동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민주당의 흑색선전이자 정치공작"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분노가 치민다"고 밝혀 향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의 숙소를 찾아간 3일 후인 지난해 12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사건이 "민주당의 흑색선전이자 정치공작"이라며 "사건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라"고 말한 바 있다.
문 의원은 16일 대선 당시 출입기자들과의 북한산 산행에서 "대선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말을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나"며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의원은 "이제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그 일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하고, 그것을 국정원과 검찰이 바로서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준다면 그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아울러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솔직히 조금 분노가 치민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후보의 당선은 막아야겠다는 분명한 목적 의식을 갖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거 아닌가"라며 "그런 식의 시도가 행해졌다는 자체도 분노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사 결과를 보면서 더더욱 분노했던 건 국가의 기본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 발생했는데 진실을 규명하고 엄정한 처리를 통해 국정원이나 검찰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아직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려는 그런 식의 행태를 보면 우려스럽다"고 새누리당과 황교안 법무장관 등에 일침을 가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제가 바라는 것은 어찌보면 불행한 일이었지만 국정원과 경찰을 바로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의원은 '격' 문제로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급과 격이 중요한데, 남북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급이 서로 안 맞을 것"이라며 "결국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국장이 우리 내각으로 보면 장관보단 낮고 차관보다 높아 어중간하다. 당이 우위라서 같은 급이어도 실질적으로는 우리보다 못하다"며 "지혜를 발휘해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거나, 특사회담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례대로 통전부장과 부총리가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의욕이 앞서 급하게 추진하지 않았나 싶다"며 "남북관계가 오래 단절돼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게 원인이다. 불신을 키우지 말고 차분히 대화로 마주앉아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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