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가 구체화되면서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이 정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야 합의대로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현안과 관련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이슈를 재점화시킨 것에 대해 야권이 전방위로 공세를 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에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에 대한 열람을 요청해 확인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야당이 계속해서 책임 회피로 일관할 경우 NLL 대화록 전문을 국민 앞에 공개토록 추진하겠다. 제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정원은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대화록의 축약본을 국회로 가져와 서 위원장과 같은 당 조원진, 조명철, 정문헌, 윤재옥 의원 등과 함께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법 개입을 물타기 하려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야합이다. 국정원의 제2의 국기문란 사건"이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국회는 21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노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파문과 관련, "역사적 진실을 보고 싶으면 여야가 합의해 공개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NLL 대화록을 들고 나온 것은 (국정원사건에 대한)물타기"라고 비난했다.
진보정당들도 NLL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려는 새누리당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심상성 진보정의당 원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급하긴 급한 것 같다. NLL대화록까지 끄집어내고 있다"면서 "제보자에 대한 매관설, 국정원 댓글녀에 대한 여성인권 옹호,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에 이어서 NLL문제를 끄집어내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맞불을 놔서 정쟁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도 성명서를 통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국정원이 자행한 명백한 조직적 선거개입이자 전대미문의 선거조작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원 선거부정 사건을 더 이상 축소 은폐 시도하려다간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청와대는 새누리당의 NLL 쟁점화는 국회 차원의 문제인 만큼 상관없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공개한 것으로 해당 기관의 일"이라며 "청와대가 하락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화록 전문 공개 여부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를 따져서 자료를 제공한 측이나 제공받은 측이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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