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21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밴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여파에 간밤 뉴욕증시가 폭락한데 이어 이날 아시아 시장도 장 초반부터 일제히 부진한 장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오전 장에서 2%대의 급락세를 보였던 일본 증시는 장 후반 다시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즈키 마코토 도카이도쿄증권 수석 스트래지스트는 "오전장에서 바닥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오후 장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여 일본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또 중국증시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장 초반 연중 최저점을 경신한 이후 하락폭을 줄여나갔다.
◇日증시, 오후장서 버냉키 쇼크 탈피..상승 반전
◇일본 닛케이225지수 주가 차트(자료=이토마토)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보다 215.55엔(1.66%) 상승한 1만3230.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증시는 버냉키 쇼크에 1만3000선 밑에서 출발하는 등 오전 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앞서 버냉키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올 연말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부터 이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달러·엔 환율이 다시 오름세(엔화가치 하락)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후 들어 수출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후 4시17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전날보다 0.13% 상승한 97.87엔에 거래되고 있다.
기요카와 겐토쿠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일본 투자운용 부문 대표는 "닛케이 지수가 1만3000선 밑을 하회하면 시장은 하락세를 멈추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증시는 조정을 거의 끝 마친 듯 하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혼다(1.99%), 닛산(1.39%), 도요타(0.34%) 등 자동차주와 후지필름(1.73%), 캐논(1.71%), 파나소닉(0.82%) 등 기술주는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에 JFE홀딩스(-2.84%), 신일본제철(-0.77%) 등 철강주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中증시, 대내외 악재에 사흘 연속 '부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93포인트(0.52%) 떨어진 2073.09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도 대내외 악재에 사흘 연속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만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연중 최저점을 경신한 이후 오후 들어 하락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버냉키 쇼크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 투자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단기 금리인 시보(Shibor)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폭등한 가운데, 중국 내 유동성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이에 전날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권에 500억위안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긴급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도 이날 시장에 부담이 됐다.
전일 HSBC가 집계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무른 데 이어 간밤 미국 제조업 지표도 부진함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덩 원위안 수초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를 끌어내리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다"며 "경기 여건이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가운데, 미 연준은 글로벌 시장에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고 중국 내 자금경색 우려도 시장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상해자동차(2.34%), 강회자동차(0.99%) 등 자동차주와 시노펙상해석유화학(4.98%), 해양석유공정(0.14%) 등 정유주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주석탄채광(-5.60%), 강서구리(-1.07%) 등 철강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만·홍콩, 동반 '하락'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105.60포인트(1.34%) 내린 7793.31로 장을 마쳤다
대만 증시도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UMC(-3.46%), 난야테크놀로지(-3.23%), 모젤바이텔릭(-3.47%) 등 반도체주와 차이나스틸(-2.93%), 퉁호스틸(-2.94%) 등 철강주가 부진했다.
다만 금융주인 파이스턴인터내셔널뱅크(2.92%), 대만비즈니스뱅크(2.86%) 등 금융주는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 전날대비 134.11포인트(0.66%) 하락한 2만248.76으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건설은행(1.55%), 공상은행(1.09%) 등 은행주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항륭부동산(-3.17%), 신화부동산(-1.72%), 신세계개발(-1.68%) 등 부동산주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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