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올 들어 우리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대체적으로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1900선 전후로, 상단을 2200선 전후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엔화 약세, 기업 실적 둔화 등 여러 악재들이 증시를 괴롭혔지만, 동시에 밸류에이션 매력, 경기회복 등 호재가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수 자체의 움직임 보다는 업종과 종목별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업종별 하반기 흐름을 전망하는 기획을 준비했다.(편집자주)
지난해부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과 보험업의 이익이 크게 줄었다. 더불어 증시가 침체돼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증권업 역시 수익이 반토막 났다.
하지만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금융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기방어주, 고배당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주들의 선전과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부각되며 기대와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은행, 대내외 변수 개선되겠지만 충당금 리스크 여전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포함된 금융업종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둔화와 업황 침체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11월 말 383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해 최고점 447선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끝에 6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은행업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경기상황, 금리, 환율 등 외부변수 ▲대출성장률, 순이자마진(NIM), 대손비용, 판관비 등 내부변수 ▲법률과 제도를 통한 규제와 감독 강도 등 정책변수로 구분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세가지 변수 모두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지표는 바닥 확인 후 큰 폭은 아니지만 개선추세에 있고, 금리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은행주 상승을 제약한 대출성장 부진과 마진 하락은 하반기로 가면서 완화될 전망"이라며 "순이자마진(NIM) 안정화조짐이 확인되고 있고, 가계 부문의 부채조정과 부동산 가격 하방경직성 역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TX그룹 신용 이벤트, 쌍용건설 추가지원 등으로 2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 손해보험 중심 개선세..중장기 성장 가능성 충분
보험 업종은 기준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4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다. 보험업종지수는 4월 초 1만5766선에서 바닥을 딛고 올라 현재 1만68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생명보험 보다는 손해보험사 중심의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생명보험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인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이 전망되지만, 손해보험은 전반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개선 기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사 중심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생명보험의 경우 금리하락으로 단기 보다 중장기 관점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손해보험은 높은 금리 방어력을 가지고 있고 7월 이후부터 전년대비 성장세가 확인될 것으로 판단돼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보험산업의 성장성도 높게 봤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를 넘고 있지만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연금상품 수요로 자산이 이동할 수 있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서 세제 혜택에 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보험상품, 특히 연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향후 국내 보험시장 온라인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며 "정부의 의료 보장 시스템이 확산되고, 생존담보 보험 상품이 감소한다면 예상보다 급속도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 증시 아닌 정책 효과에 기대를
증권업종지수는 코스피 흐름과 함께 등락을 거듭했다. 올 들어 우리 증시는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폭이 큰 장세를 연출했다.
저금리, 저성장, 그리고 주식시장 침체마저 맞물리면서 증권업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0%대로 하락하고 있다.
증시가 살아나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증권업계 수익도 개선되겠지만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축소 우려 때문에 신흥시장 전체에서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서의 반등 타이밍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며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1분기 이후 한국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외국인들이 매수로 전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두운 증시 전망 속 증권업계가 기대할 것은 정책 효과 뿐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나 큰 폭의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할 수 없어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나마 기대할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에 따른 투자은행업 활성화 정책"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 보다는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선별해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PB 시장 성장 수혜주가 될 수 있는 자산관리형 증권사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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