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tvN 새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인기가 거세다. 시청률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 첫 회 시청률이 무려 4.5%를 기록했다. 케이블프로그램 시청률이 1%만 넘겨도 흥행으로 치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수치다.
‘꽃보다 할배’는 평균연령 74세인 4명의 배우들과 40대 배우 이서진이 함께 유럽에서 배낭여행을 하며 겪는 일들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신구, 백일섭, 이순재, 박근형 등 대한민국 대표 노(老) 배우들과 '1박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 PD가 함께한다.
◇노인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한국의 노인인구는 이미 전체인구의 10%를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TV프로그램은 10~30대 취향에 쏠려 있다. 노인들을 주요 시청타킷층으로 잡은 프로그램도 드물고,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 또한 거의 없다. 가끔 이런 프로그램들이 나오더라도 주로 새벽 방송이나,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 편성된다. 주요 방송 소재도 '고향 어르신 방문하기'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는 달랐다.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면서도 기존의 노인 관련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연출을 시도했다. 최초로 노인을 전면에 내세운 '리얼 버라이어티'다. 자막도 아기자기하게 달고, 배낭여행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4명의 유명 배우에게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부여한다. 인터넷에는 벌써 '직진순재', '버럭일섭 등 출연자들의 새로운 닉네임이 주요 검색어로 등장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꽃보다 할배'는 리얼예능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깬 케이스"라며 "기존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들과 다른 신선한 접근방식이 10~20대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니어 예능 이제 시작일 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꽃보다 할배'와 같은 시니어 예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TV를 보는 시청층의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지기 때문이다. '꽃보다 할배'도 이미 시즌2가 준비 중이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지니스학과 교수는 "시니어들은 대부분의 여가 시간에 텔레비전 시청을 한다"며 "이에 따라 방송국들은 앞으로 시니어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들을 타겟으로 한 프로그램을 계속 제작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러한 프로그램은 세대 간 소통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딱딱할 것만 같은 어르신들이 권위를 무너뜨리고, 해맑은 얼굴을 내보일 때 세대 간 장벽은 허물어진다.
정덕현 평론가는 "꽃보다 할배의 주인공은 할배지만, 젊은시청자들이 이들에게 열광한다"며 "이미 '야동순재', '니들이 게맛을 알아' 등으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한 경험이 있는 할배들을 캐스팅한 순간, 이미 프로그램의 세대간 소통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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