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투자환경부터 조성해달라"..정부 고용정책에 불만
기업들, '통상임금'·'근로시간 단축' 등 애로사항 전달
2013-07-11 11:26:18 2013-07-11 11:29:18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인들은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11일 오전 7시30분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간담회'에 연사로 참석해 '새 정부의 고용노동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방 장관은 "날로 치열해지는 국내외 경쟁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노동 현안에 대해 CEO 여러분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 정부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은 기업의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 장관은 "새 정부 정책 현안 중에는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과제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노동조합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경영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이날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방 장관은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한 4대 전략 및 정책과제로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 개혁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핵심인력의 고용가능성 제고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와 책임강화 등을 소개했다.
 
특히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부문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에 주요 고용노동정책을 집중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성과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는 점을 전했다.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 개혁' 부문에서는 주로 연장·휴일근로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고,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에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업인들에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적합 직종을 적극 발굴해줄 것과 스펙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문화 확산에 대해서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책을 소개하는 중간중간 방 장관은 기업인들에게 '기업하는 입장에서 무게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굴레나 규제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국정운영의 철학과 방향이니 받아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대한상의 CEO 간담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방 장관 강연에 앞서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0.38%에 그치는 등 우리나라는 9분기 연속 1% 미만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고용도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소모적 갈등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통상임금 등 고용노동계 이슈가 많다"며 "기업이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 장관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한 한 기업인은 "기업하는 모든 분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이슈가 통상임금 문제"라며 "수십년간 정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서 행정지도를 받아왔는데 최근 대법원 판례에 의해 인정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지침과 판례 사이의 괴리로 소송을 진행중인 기업도 많고 앞으로 소송을 하겠다는 기업도 많은 상황"이라며 "비용문제로 도산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기업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문제는 지난 6월21일 이 문제를 전담하는 '임금제도개선위원회'가 발족할 정도로 노사 간에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있는 노동계 최대 이슈다.
 
최근 대법원이 잇달아 모든 근로자에게 일정한 조건 하에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돈을 모두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례를 내리면서 분기별로 지급되던 상여금이나 매달 지급되는 식대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게 된 것.
 
통상임금이 늘어나면 기업들이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추가근로수당도 많아지고 기업들은 그 부담을 져야 한다.
 
방 장관은 "통상임금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생산성과 경영의 예측가능성을 어렵게 만든다"며 "임금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미래 지속가능한 방안을 택해야 한다"며 "노사가 모두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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