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배구연맹 구체적 답변 없으면 국가대표 은퇴"
2013-07-15 12:58:42 2013-07-15 13:02:00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왼쪽), 김연경(가운데), 김태영 변호사.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저는 규정을 지켰습니다. 정말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참아왔습니다"
 
최근 흥국생명과 소속 관련 분쟁 중인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간판스타' 김연경(25)이 한국 국가대표 은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김연경은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해외 진출이 자유로운 FA 신분임을 재차 강조하며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한국배구연맹(KOVO), 대한배구협회(KVO)에 5가지 공개 질의를 했다.
 
지난해에 이어 동일한 문제로 논란을 겪는 김연경은 지난 1일 흥국생명이 KOVO에 규정위반을 들면서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요청해 국내무대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김연경 측은 지난 5일 KOVO규약 제49조, 선수등록 규정 제4조 1항과 제5조 2항에 따라 선수 계약서는 등록의 필수 조건이며, 연맹 소속 구단과 체결한 계약서가 없는 김연경이 KOVO 등록선수인지 여부와 KOVO 구단 소속 구성원인지 여부를 질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의서를 보낸 이유를 밝힌 김연경은 "나는 규정을 지켰다. 정말 잘못한 것이 없다. 그동안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참아왔다"며 "1년이 지나도 흥국생명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내가 먼저 사과하길 요구했다. '적반하장'이다"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KOVO과 KVO에는 과거 지난 5일과 10일에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동시에 대한배구협회에 "2012년 7월 1일 이후 김연경의 ‘클럽 오브 오리진(Club of Origin·원소속구단)’ 존재 여부에 대해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국제배구연맹에 질의해달라"고 요구함과 동시에 "현 상황이 협회의 불공정한 중재에 기인한 것이므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또는 국내법에 따른 판단이 완성될 때까지 임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에 동의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연경은 "앞서 언급한 다섯가지 항목(하단 전문 참고)에 대해 25일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다시는 KOVO에서 선수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후 "또한 25일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국가대표 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릇된 일을 바로잡아 향후 동료 선수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많은 것을 바라는게 아니라 단지 규정대로,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다.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배구선수로서의 삶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연경은 "2012년 9월 7일 합의서에 서명할때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배구선수로서 배구인의 정부인 대한배구협회를 믿은 것 뿐"이라며 "그 결과로 내게 돌아온 것은 배신감과 고통이었다. 선수를 구단의 소유물로 취급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도 맞고 페어플레이, 결과, 과정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페어플레이를 했다. 규정대로 했으므로 과정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결과는 오심이었다. 물론 억울해도 그 결과를 따라야 할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앞으로 있을 모든 경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하물며 선수생활 전체와 다른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라면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연경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김태영 변호사는 "향후 국내 법원의 제서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의 제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법원에 프로배구연맹이 내린 임의탈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연경 기자회견 전문.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같이 공식 요청하는 바입니다.
 
1. 흥국생명배구단은 작년 7월 분쟁 당시,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확신한다면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9월 7일 합의서'를 무효로 하고 2012년 7월1일 이후 김연경의 '클럽 오브 오리진(Club of Origin)'의 존재여부에 대해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국제배구연맹에 질의할 것을 요구합니다.
 
2. 한국배구연맹은 '7월10일 질의'와 '이의신청'에 대해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대한배구협회는 '7월5일 질의서'에 대해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4. 대한배구협회는 '7월5일 질의서' 중 '8번 항'을 즉시 국제배구연맹에 제출해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5. 대한배구협회는 현 상황이 협회의 불공정한 중재에 기인한 것이므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또는 국내법에 따른 판단이 완성될 때까지 임시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에 동의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위에 언급한 다섯가지 항목에 대해 2013년 7월25일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합니다. 한국배구연맹으로부터 25일까지 규정을 근거로 한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다시는 한국배구연맹에서 선수활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한배구협회로부터 25일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국가대표 팀에서 은퇴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립니다.
 
저 김연경은 선수 활동을 마치기 전에 후배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 등 반드시 배구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항상 배구발전에 관심을 갖고 저의 작은 능력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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