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펀드, 어디서 가입하세요? 은행에서요? 그러면 그 펀드는 은행 상품인가요? 예상외로 은행에서 펀드를 운용해주는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은행은 판매만 할 뿐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합니다.
그럼 어떤 운용사 펀드를 사셨어요? 옆집 은정이 엄마가 좋다고 한 곳이요? 아마 운용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운용사가 어떤 곳인지 아는 것은 펀드 투자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입니다. 운용사에 대해 알자는 것은 운용사의 철학과 가치를 알자는 건데요. 펀드의 투자를 할 때 자신의 성향과 맞는 펀드를 고르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운용사마다 가지고 있는 운용 철학과 가치가 있고 그에 따라 운용사의 운용성과와 평판이 결정되기도 하죠.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운용사를 가장 쉽게 아는 방법은 펀드이름을 보는 것입니다. 펀드 이름 가장 앞에 운용사가 나와있습니다.
예컨데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자 1[주식](종류A)'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고, '삼성중소형FOCUS 1[주식](A)'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운용사 이름을 알았으니 운용사에 대해 알아봐야 하는데, 일단 운용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거나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을 만나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를 보는 건 뭔가 부족한 것 같고, 직접 펀드 매니저나 애널리스트를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전화를 해보는 건 어떠세요? 평판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 운용사의 철학에 대해 물어보는 거죠. 예를 들어서 6개월 주기로 전화를 걸어 물어봤을 때 철학이나 가치관에 조금씩 변화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전화를 걸기엔 소심하신 분들을 위한 방법도 있습니다. 펀드 평가 회사에는 각 펀드의 스타일을 볼 수 있도록 평가해놓은 보고서들이 있습니다. 대형주·중형주·소형주냐 가치주·성장주·배당주냐 이런 스타일들을 구분해놨습니다. 그 비중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보시면 운용사가 확실한 운용 철학을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이것도 쉽진 않아 보이죠? 그렇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곁에 한 분 정도 두신다면 참 좋습니다.
펀드 철학하고 연결돼 있는 게 바로 스타일인데요. 펀드 스타일과 내 스타일을 맞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펀드에 처음 가입했을 당시와 지금의 스타일이 바뀐 것 같다고요?
어쩌면 펀드 매니저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펀드 운용보고서가 3개월에 한 번씩 오는데, 그 안에 펀드매니저 이름이 있습니다. 만약에 이름이 안 들어가 있다면 꼭 전화해서 확인해봐야 합니다.
매니저가 바뀌면 펀드 스타일이 바뀌어버리는 거니까요. 이점은 우리 펀드의 수익률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끼칩니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펀드가 있는데, 한 펀드의 스타일이 바뀌어버리면 기존에 있던 펀드와 스타일이 겹칠 가능성이 있겠죠? 그럼 분산투자가 안 되는 거죠.
국내 주식형 펀드일 경우를 볼까요? 그 펀드가 배당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처럼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펀드인지, 성장주 펀드나 코스닥 펀드같이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인지, 혹은 시장 평균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 펀드인지 알아보고 그 펀드의 투자 목적과 자신의 투자 목적을 꼭 일치시키세요.
실제로 최근에는 운용철학을 지킨 펀드가 꾸준한 성과를 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동양증권이 2005년 1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매분기 상위 50% 이내에 들었던 펀드를 조사한 결과, 34분기 중 약 15개펀드만이 22분기 이상 상위50% 이내에 들었습니다. 이들 펀드의 특징은 뚜렷한 운용철학을 확고하게 지켜왔다는 건데요.
◇2005년 이후 22분기이상 상위 50% 이내에 든 펀드 15 개
(자료=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주식시장은 중국관련주의 부상과 글로벌 금융위기,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 전기전자(IT)와 자동차의 부상, 중소형주 장세 등 변화가 매우컸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배당주, 성장주, 중소형주 등 스타일과 운용철학을 지킨 펀드의 장기수익률이 우수했던거죠. 펀드 투자 철학과 스타일에 맞는 전략 유지와 운용 노하우 축적이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의 공통점이었습니다.
금융업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말도 있는데요. 시장의 방대한 정보중에서 중요 정보를 선별하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의 역량은 펀드성과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꾸준하게 평균이상의 성과를 내고있는 펀드에서도 펀드매니저의 역량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있습니다.
동양증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은 운용업계에서 매니저의 교체가 높지 않은 편에 속하는데요. 그만큼 운용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고,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에 중점을 둘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하죠? 수익을 얻기 위해선 손품, 발품을 좀 팔아야 합니다.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택한다면 성공할 확률은 더욱 높겠죠.
펀드의 운용철학이 잘 지켜지고 있고, 매니저가 꾸준하게 펀드를 지키고 있는 운용사인지 꼼꼼하게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