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민주당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지난해 12월16일 있었던 3차 대선 TV토론 20분 전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증거분석실의 한 분석관이 "15분 후면 끝난다"고 어디론가 상황을 보고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3차 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전임에도 불구하고 "댓글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해 그동안 야당으로부터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향후 경찰의 보고 내용이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간 것이라면 경찰과 새누리당의 커넥션에 대한 의구심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서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던 증거분석실의 증거인멸 현장 CCTV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분석실 CCTV 영상을 보면, 12월16일 TV토론 시작을 20여분 앞둔 오후 7시39분, 한 분석관은 전화로 "한 15분 후면 끝날 것 같습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라는 상황보고를 한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 전화를 누가 받았는지가 핵심"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또 다른 영상을 보면 분석관들은 상부의 예상질의 답변서를 만들 것과 12월16일 수사결과를 도출할 것을 지시하자 일부 분석관들은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의 기습적인 심야 중간수사 발표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 분석 직후 발표했다"는 이성한 경찰청장의 주장과는 달리 CCTV 영상을 보면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인 16일 새벽 이미 16일 밤 중간수사 결과 발표와 17일 경찰의 브리핑 일정이 확정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 한 분석관은 16일 새벽 2시13분 "내일 오후까지 맞출 수 있을런지"라고 발언했고, 한 시간 뒤인 3시37분에는 또 다른 분석관이 "브리핑 일요일 오후죠? 오후에 주기로 했죠?"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또 경찰의 17일 오전 브리핑과 관련해서도 한 분석관이 "내일(월요일) 아침"에 인사하는 방법, 말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푸념하는 모습이 보인다.
허위수사 발표가 몇시간 남지 않았던 16일 오후 CCTV 영상에서 분석관들은 '댓글 흔적 없다'는 결론에 수사결과를 짜맞추기 시작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오후 3시35분 영상에 한 분석관은 "글 게시하고 관련없는 url은 제외를 하고 우리가 검색했던 url은 총 몇 개였는데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써가려 그러거든요"라고 분석자료를 임의로 작성할 것임을 밝힌다.
이어 오후 5시21에 해당 분석관은 "우리는 삭제한 것 같다라고 해서도 안 돼. 아 그래? 삭제했어? 그렇게 나온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딱 얘기해줘야 돼. 한 거 같습니다라고 하면 절대 안 돼. 그렇다고 얘기해 버려야해"라고 분석결과를 '댓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중간수사 결과에 철저히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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