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예탁금 기준 하향? "현실 모르는 소리"
2013-08-13 07:00:00 2013-08-13 07:0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박근혜 정부의 모토인 '창조경제'의 상징이 된 코넥스(KONEX)시장 활성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개인투자자의 예탁금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지만, 코넥스 상장사 그리고 벤처캐피탈(VC)는 예탁금 하향 조정보다는 기업설명회(IR)와 세제혜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넥스시장에서는 21개 종목 중 13개 종목이 거래된 가운데 거래량은 8만3800주, 거래대금은 6억329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48만주5500주, 21억5000만원으로 개장 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평소 거래 수준으로 돌아간 것.
 
이처럼 코넥스시장이 개설된 후 한 달 넘은 시간이 지났지만, 거래량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데다 일부 종목에 거래가 편중되면서 정홍원 국무총리는 현재 3억원인 개인투자자의 예탁금 기준을 낮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정 총리의 주장에 금융위원회는 코넥스시장의 특수성을 근거로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해당 코넥스 상장사 역시 개인투자자 예탁금 하향 조정에 냉담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개인투자자 예탁금 하향 조정으로 코넥스시장의 거래가 현재보다는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활성화에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전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코넥스 상장사의 성장성과 비전을 알리는 기업공개(IR) 행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코넥스 상장사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예탁금을 낮춰주면 거래가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활발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해 수익을 거두려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예탁금 하향 조정보다는 코넥스 상장사들이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코넥스 상장사 대표도 "코넥스시장이 개설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지 성급하게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예탁금 하향 조정만으로는 거래 활성화는 요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넥스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VC업계 역시 개인투자자 예탁금 하향 조정에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투자자 중심의 시장인 만큼 예탁금을 내리는 것보다는 세제혜택이 시장 활성화에 더욱 중요하다는 것.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코넥스시장을 설립할 당시 전문투자자로 한정해서 시장을 개설했다"며 "예탁금을 낮춘다고 해서 거래가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전문투자자의 경우에는 예탁금이 높거나 낮은 것은 관심 밖이다"며 "코넥스 상장사와 VC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제혜택이 기본으로 들어가야 코넥스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도 "코넥스 상장사는 리스크가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제 혜택 외에도 VC와 지정자문인인 증권사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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