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배우자의 정신지체증을 이유로 혼인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는 패소하는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강민성 판사는 이모씨(48)가 결혼정보업체를 상대로 4300만원을 요구하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강 판사는 "원고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전 부인 H씨와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정신적으로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한국 병원에서도 결혼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 외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H씨가 한국에서 정신과 검사를 받을 당시 모국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통역이 이뤄진 점과 본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로 일한 점 등에 비춰 정신지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10년 국제결혼 정보업체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전 부인인 H씨를 만났다.
이들은 한국으로 귀국해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이씨는 부인이 정신지체자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혼인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재판부는 H씨가 혼인 당시 정신지체가 있었고, 이씨는 이 사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확정됐고, H씨는 비행기값 200만원을 쥔 채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이씨는 결혼정보업체를 상대로 정신지체 여성을 소개한 책임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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