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지난해 6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제약업계 ‘넘버 2’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2006년 한미약품에 2위 자리를 내준 뒤 2년 만이다. 제약업계 ‘넘버 1’은 지난해 7000억원(추정치)의 매출을 기록한 동아제약이 차지했다.
29일 공시된 두 제약사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5% 늘어난 5958억원의 매출을 기록, 한미약품(5583억원)을 제쳤다. 유한양행은 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6% 증가한 691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아토르바, 안플라그, 레바넥스 등 주요 의약품 및 세제류, 칫솔 등 생활용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끈데다 유한킴벌리, 유한화학 등 관계사에 의한 지분법 평가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위였던 한미약품은 전년 대비 11% 성장해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374억원 차이로 유한양행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두 회사의 2위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형품목 1∼2개 제품만 있으면 순위가 충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2위 수성을 위해 올해 기존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20여개 품목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편두통 치료제, 항암제, 고혈압치료제, 골다공증 등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각각 10개씩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위 탈환을 위해 대형 개량 신약들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심바스트CR, 맥시부펜ER 등 대형 개량 신약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슬리머, 피도글 등의 해외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는 만큼 올해도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7% 성장하며 사상 첫 5000억원대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5161억원의 매출과 6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6.2%, 10.2% 늘어난 수치다.
녹십자는 “지난해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인슐린과 자궁경부암 백신 등 주요 전략품목이 국내 성장을 주도했고 독일과 브라질 등 수출거래선을 추가 확보한 게 두자릿수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녹십자는 또 “올해 세계 4번째로 출시한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 ‘GC501’, 차세대 항암제 ‘아브락산’ 등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올해 목표 매출인 615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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