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 지표 회복궤도..경제 회생 조짐 가시화
안정 회복 기미에 성장률 전망 상향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
2013-09-04 15:02:51 2013-09-04 17:39:01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올해 주춤했던 중국 경제가 다시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를 보이며 경기 회복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 상향 행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전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4분기 중국 경제가 8%대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아 성장 모멘텀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며 중국 경제 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아닌 실질 국내 수요개선이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조업부터 서비스업까지 모두 '확장세'..경기 회복신호
 
중국 서비스업 및 제조업 지표가 모두 확장세로 진입하며 중국 경기에 청신호가 커졌다.
 
4일 HSBC는 지난달 중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의 51.3에서 1.5포인트 오른 것이자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전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서비스업 PMI 역시 53.9로 확장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지표의 개선세는 더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공개한 지난달 제조업 PMI는 51로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같은달 HSBC가 민영·중소기업 위주로 집계하는 제조업 PMI 역시 50.1로 지난 4월 이후 4개월만에 확장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며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제조업·서비스업 PMI 추이>
 
자료제공=중국국가통계국·HSBC·뉴스토마토
 
◇성장률 전망 상향 행진 잇따라..지도부, 성장 목표 달성 확신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자 불과 몇 달 전 자금경색 우려에 서둘러 성장률 전망 하향에 나섰던 전문가들이 다시 중국 경제 전망을 낙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경제지표 개선세를 강조하며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4%에서 7.6%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7.6%로 0.02%포인트 올렸고, 도이치은행과 JP모건 역시 3분기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7%와 7.6%로 올려 잡았다.
 
특히, OECD는 주요 7개국(G7) 하반기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중국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7.7%와 7.5%로 둔화됐던 중국 경제 성장세가 다시 8%대로 복귀할 것이라는 평가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최근 한 연설에서 처음으로 중국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확신했다.
 
그는 "최근 지표 흐름을 살펴보면, 고용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시장의 기대감도 개선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성장 목표치인 7.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 총리에 이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양호한 상태이고 기존의 방식을 이어간다면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며 경제에 대해 낙관했다.
 
이에 주린 화타이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지표 호조가 수개월간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됐다"며 "이에 경제 성장세 촉진을 위한 추가개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완쥔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도 "정부 정책 효과로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면서 지표가 호조를 보였다"며 “정부의 미니부양책과 같은 경제 지원책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감 경기는 냉랭..신중론도 '여전'
 
이 같이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부각됐지만,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외신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기업들은 중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는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하듯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나, 2011년의 17.1%와 2012년의 14.3% 증가에서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구두 소매업체 벨르 관계자는 "경제지표 뒤의 실제 현실은 암울하다"며 "중국 경제는 향후 2년간 부진함을 계속 이어간 후에야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도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최대 남성복 패션브랜드 차이나리랑 관계자도 "소비 심리는 확실한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이는 우리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향후 중국 GDP 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션밍가오 씨티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세의 질은 향상되지 않았다"며 "중국 3분기와 4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7.4%와 7.1%로 후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안창 바클레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내 근본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 산업은 여전히 과잉생산, 임금 상승, 부동산 거품에 따른 리스크, 은행권 자금경색 문제 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4분기에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다시 둔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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