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소형게임사들에게 해외시장 도전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인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지원사업’에 대해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소형 모바일게임사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수출 증대를 위해 개발사와 우수 퍼블리셔를 이어주는 것으로, 2011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퍼블리셔들은 해외마케팅과 컨설팅 비용 등을 국고 예산으로 지원받는다.
13일 한콘진 모바일게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된 제2차 지원사업에는 컴투스, 게임빌, 픽토소프트 등 3개 퍼블리셔가 총 47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20종의 게임을 해외 출시했다.
반면 올해 8월말까지 모든 게임이 거둔 총매출액은 13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사업자별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게임빌(063080)이 총 19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8개 게임을 출시해 4억7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컴투스(078340)는 18억원의 예산으로 8억900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9억원을 지원받은 픽토소프트가 올린 매출은 3400만원에 불과했다.
지원금액 대부분이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된 만큼 다수의 게임들이 마케팅 비용 회수에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2차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 내역(자료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모바일게임센터)
게임업계에서는 퍼블리셔 역량부족보다는 사업구조상 히트작을 내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게임빌과 컴투스가 해외시장에 내놓은 16개의 게임 중 14개의 출시시점이 지난 4월에 몰려있는데, 사업비 지원 기간이 정해져 있는 국고사업의 특성상 게임 발매를 4월까지는 완료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 출시 시기는 게임의 완성도나 해외 현지화 정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국고지원 사업의 특성상 발매일을 조정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처럼 일정에 게임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진=최준호 기자)
특히 지난해 12월 일본의 대형 소셜 게임사 그리(GREE)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일본 현지 출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10개월이 지나는 동안 단 1개 작품도 그리를 통해 일본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일본 그리는 현지에서 통할만한 완성도 높은 게임이 없어서 게임 유통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8:2로 나누는 이익 배분도 퍼블리셔들이 적극적으로 추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5:5 또는 4:6 수준으로 수익 배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8:2는 비율의 수익배분은 지나치게 개발사에게 유리해 퍼블리셔들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지원받은 마케팅비용 이상을 게임에 투입할 경우에는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올해 3차 사업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더욱이 그나마 충실한 해외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던 게임빌, 컴투스와 같은 대형 퍼블리셔가 사업에서 빠졌고, 이 자리를 중소형 퍼블리셔인 인크로스와 유비누리가 대체했다.
각각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장점이 있는 기업들이지만, 게임빌과 컴투스보다는 성공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3차 모바일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 내역(자료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모바일게임센터)
게임업계 관계자는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의 이익 분배 수준을 현실화하고 게임 개발 일정에 좀 더 융통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지원사업이 수정돼야 한다”며 “또 국내 퍼블리셔에만 의존하지 말고 일본의 라인이나 중국의 360, 텐센트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길도 정부차원에서 개척하면 더 효과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콘진 모바일게임센터 관계자는 “내년도 4차 사업 때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간의 수익 배분을 현재보다 개선하려는 계획"이라며 “다만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개발 기간은 1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국책사업은 매년 정산을 해야하기 때문에 1년으로 되어있는 계약기간 연장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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