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의료(요양) 서비스 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동훈기자)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노인 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의료 인력 규모나 질적 수준이 부족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의료(요양) 서비스 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를 통해 "노인인구의 증가율보다 요양병원 입원환자와 요양시설 입소자 수의 증가율이 크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번 토론회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규모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입원한 노인 3000여명의 임상적 상태 등을 파악해 노인의료·요양 서비스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200병상 이상의 대규모 요양병원 비중은 증가했다. 요양시설의 경우 정원 100인 이상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10인 미만 소규모 시설의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의료의 질적 수준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요양병원 중 내과·외과·신경과·정신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신경외과·정형외과 등 8개 진료과목 가운데 하나라도 개설한 비율은 작년 기준 67%에 불과했다.
또 요양병원의 경우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의사수가 0.03명, 간호인력 수는 0.23명이었다. 요양시설의 경우 입소자 1인당 간호 인력수는 0.08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병인의 경우 병원에서 용역회사와 위탁 계약해 채용하는 경우가 45.5%로 가장 많았다. 요양보호사의 고용형태는 시설에서 정규직으로 고용된 경우가 63.4%였고, 2교대 또는 3교대로 근무하는 기관은 약 40%로 조사됐다.
권 교수는 "요양병원 설립 기준이 일반병원보다 느슨해 공급 과잉인데다 인력 기준 등에 미달하는 사례도 많아 간호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의 충족여부는 작년 기준 26.4%가 미달"이라며 "요양병원 간 서비스 제공 수준의 격차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인력 조건 등 요양병원 개설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요양시설은 표준화된 평가 도구를 활용해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조사하고, 간호사·촉탁의·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 등 의료인력 충원이 요구된다"며 "일본은 간호사 배치수준과 비율,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에 따라 입원료 가산금을 달리하거나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입원료를 감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요양병원과 시설에 적용한 간호인력의 수준을 주요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한편, 법적기준인력 미충족 기관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 등을 통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장기 입원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장기입원할 때 본인부담률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수가 체계를 조정해 환자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설이나 지역사회로 이동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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