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9월 수입차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신규등록 대수가 전월 대비 10% 가까운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국내시장 점유율은 6달 연속 10%를 넘는 강세를 보였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월(8월)보다 9.4% 감소한 1만2668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해선 4.5%, 누적대수에서도 전년 대비 21.3% 증가하며 강세 흐름은 이어갔다.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와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 국산차의 반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부분의 수입업체가 전월 대비 판매량 감소를 나타냈다. 이 같은 제동이 일시적 현상인지, 흐름의 전환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
반면 메르세데스-벤츠(26%)와 시트로엥(126%), 벤틀리(89%), 인피니티(32%), 재규어(20%) 등은 거침 없는 고속질주를 이어갔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월 대비 500대 가량 판매량이 증가하며 수입차 강세 현상을 이끌었다.
9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575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BlueMotion(489대), 폭스바겐 골프 2.0 TDI(426대) 등의 순이었다. 독일차가 여전히 선두에서 시장을 견인했다.
KAIDA 관계자는 "9월 수입차 신규등록은 추석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와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으로 인해 전월 대비 감소했다"면서도 "전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21% 성장해 올해 남은 기간 큰 문제가 없다면 전년 대비 20%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국내시장에서 70%에 못 미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아성이 흔들렸다. 지난 8월 69.7%를 기록, 70%대로 내려앉은 뒤 9월(68.9%) 들어서도 시장 점유율이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연말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000cc급 이하의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이 최대 부담이다. 3000cc급 이하는 그간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국산차가 주도하던 노른자위였다.
실제 9월 수입차 등록대수에서 2000cc 미만은 6584대로 수입차 전체 등록대수의 52%를, 2000~3000cc 차량은 4464대로 35.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점유율이 2~4%씩 상승한 것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수입차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누수와 브레이크 불량 등 품질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대비 비슷한 가격대의 2000cc 이하 수입 준중형급 차량을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국산차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3일 리서치 전문회사 마케팅 인사이트가 향후 2년 내에 새 차를 살 계획이 있는 소비자 2만669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명 중 1명은 수입차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5명 중 1명은 수입차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일부 소비자에 국한된 조사지만 20% 가량의 응답자들이 수입차 구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 10% 초반까지 치솟은 수입차 점유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현대·기아차는 신차 투입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난국을 극복할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달 출시 예정인 2세대 쏘울 등 적극적인 신차 투입과 공격적인 판촉,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승부는 시장에서 갈리게 됐다. 결과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의 일대 재편도 뒤따를 수 있어 물고물리는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입차 브랜드별 등록현황.(자료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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