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성장률 전망 수정을 반영한 것"이라며 "IMF가 전세계 성장을 하향조정하는데 한국만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9%에서 3.7%로 0.2%포인트로 낮췄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최근 IMF는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경우 그동안의 자본 유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 않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며 "다만 일방적으로 미래를 예상하는 것보다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사진=뉴스토마토 DB)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 1년여 동안 한은이 예상했던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하회하고 있다.
▲무상보육 등 제도적인 효과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0.3~0.4% 포인트 정도 낮춰지고 있
어 근원인플레이션률은 거의 2% 수준에 달한다. 국민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어떻게 잘 관리하는가가 중요한데 3%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GDP 갭이 현재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압력 요인은 없다. GDP 갭의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는 중기 물가안정 목표의 하한엔 도달할 것으로 본다.
- 내년 경제전망 수정치를 하향 조정하게 된 배경은.
▲IMF가 전세계 성장을 하향조정하는데 한국만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는 없다. 한국은 대외 의존적인 구조를 가진 나라다. 국제여건이 바뀌는데 우리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세계경제 밀접도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민감하고 강하다고 볼 수 있다.
- 미 연방정부의 일부 폐쇄 및 부채한도 협상 등 미국 발 정책 불확실성이 한국경제의 영향력은.
▲다른 나라 정부의 특정사항에 대한 경로를 예상해서 반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미국 정부와 의회가 적절한 수준에서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많은 국제기구에서 여러 분석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
- 미국 양적완화 축소 리스크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변했나.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 영향력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한 쪽에선 미 테이퍼링이 미국 경제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고 다른 한쪽은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이 움직이는 것을 본다. 앞으로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나라마다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몇 달 전이었으면 우리나라도 대부분 신흥국처럼 자본 유출 영향을 받았겠지만 최근에 우리에게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방적으로 미래를 예상하는 것보다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IMF는 일반적으로 한국과 호주, 캐나다 세 나라의 경우 출구전략이 있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는 나라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경우 그동안의 자본 유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 않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통화정책방향에서 GDP갭 마이너스 축소에서 '점차'라는 단어를 뺐다.
▲지금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본다. 내년 성장률 3.8%는 성장 잠재력에 상응하는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을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세계 환경 변화에 따라 수정한 것이 때문에 내부 경제회복에 활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로선 GDP갭 마이너스 유지되고 있지만 그 폭은 줄어가고 있다고 본다.
- 한은의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너무 낙관적이라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다. GDP갭이 계속 마이너스라고 말하고 있는데 한은이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미 출구전략 시 급격한 자본유출로 우리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외국자본 흐름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다른 경제에 비해 우리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다. 우리경제가 계속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펀더멘털보다 단기성 투기자금을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
얼마 전에는 채권시장에 자본이 유입되고 최근에는 주식시장에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유입되는 자본이 투기자본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매우 주시해서 보고 있다.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건전한 자금이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도록 경제를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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