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소 비중을 20%대로 줄이고 전기요금을 개편해 전력수요를 최대 15%까지 감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민·관 합동 워킹그룹 정책제안'을 수립해 발표하고, 12월 중으로 에너지위원회 보고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에기본은 5년마다 20년을 내다보고 만드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국가계획으로 2차 에기본은 올해부터 2035년까지 적용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련 전문가, 산업계, 시민사회계 등이 참여하는 위킹그룹을 구성해 5개월 동안 논의한 끝에 이번 제안을 마련했다.
이날 워킹그룹은 ▲수요관리 중심 정책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환경·안전 등 지속가능성 제고 ▲에너지 안보 강화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 등 5대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제2차 에기본과 정부의 에너지 정책철학에 반영해 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워킹그룹은 우선 최근 잇따른 전력난으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은 기존 공급 위주 정책보다는 수요관리로 풀어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액화천연가스(LNG)와 등유에 대한 세제를 완화하고 발전용 유연탄을 과세하는 등 에너지 상대가격을 조정하고 전기요금을 개편해 전력수요를 2035년까지 최대 15% 줄이기로 했다.
◇1·2차 에너지기본계획 비교(자료제공='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민·관 합동 워킹그룹 )
또 대규모 정전 가능성이 큰 중앙 집중식 발전에서 벗어나 발전과 송전 설비계획을 패키지화하고 전력다소비 업체의 자가발전을 유도하는 분산형 발전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재 5% 수준인 분산형 전원공급을 1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제1차 에기본 수립 당시 2030년 기준 41%였던 원전의 발전설비용량은 2035년까지 22%~29%로 줄일 계획이다. 1차 에기본이 에너지의 경제성을 우선시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의 안전성과 환경성, 사회적 수용성 등을 고려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내실화를 통해 에너지 개발과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민간의 해외자원 투자도 활성화해 2035년까지 자원개발률은 40%,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11%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에너지 복지제도 개편을 위해 2015년까지 에너지 바우처를 도입하고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한편 전력시설 효율성도 높여 맞춤형 복지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관 워킹그룹 위원장을 맡은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입지 포화, 다양한 갈등, 공학적 제약 등으로 에너지 위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정책제안이 에너지 정책의 전환점 역할을 하고 앞으로 발표될 분산형 전원 활성화 계획,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온실가스 감축 이행방안, 신재생 에너지 기본계획 등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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