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마이너스 성장..올 것이 오나
해외IB 한국 성장 전망 줄줄이 하향
낙관론 부르짖던 정부도 "플러스 성장 쉽지 않다"
"이미 내용상 마이너스..발빠른 대응 시급"
2009-02-05 16:51:32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설마하던 경제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주요 해외 금융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낙관론을 부르짖던 정부마저 회의론으로 기울고 있어서다.
 
최근들어서는 말을 아끼던 정부 정책당국자마저 '마이너스'를 언급하고 있다.
 
◇ "올해 플러스 성장 쉽지 않다"
 
5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현재의 경제흐름이 지속된다면 당초 정부의 2009년 성장 목표(3%) 달성은 물론 플러스 성장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큼을 시사했다.
 
윤 내정자는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기 침체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국내경제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경제지표 변화 추이와 각 기관들의 경제전망을 종합해 앞으로 경제전망을 수정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30일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강연회에서 "지난해 4분기가 경기침체의 시작이고 올 1,2분기도 지난해 4분기와 다를 게 없다면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고,  올 상반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 조금 나아진다면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요즘 경제 여건이 급속히 변하고 있어 경제전망을 월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전망치는 아니지만 주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공식적인 성장률 전망을 1년에 네번 발표하는 데 지난해 12월 최종 발표한 전망치는 2%였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지표들을 적용해 수시로 경제상황을 점검한다. 이미 지난달 초 금융통화위원회 이전에 내부 검토에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 발표됐던 많은 경제지표들이 악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한은이 추정하고 있는 성장률은 이미 '마이너스'에 들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 성장 엔진 수출 급감
 
지난 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작년 1월보다 32.8%나 감소해 216억9000만에 그쳤다.
 
이같은 감소폭은 월별 수출입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수입도 32.1%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0억달러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8억6000만달러 흑자였던 경상수지가 지난달에 적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18.6%나 급감해 1970년 통계 작성한 지 3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광공업 생산은 지난달에도 조업일수 감소로 수출이 급감해 더욱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모든 경제지표들이 더 악화될 곳이 어딘지를 찾는 모습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미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마이너스'로 수정 제시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아시아 주요국 경제지표 전망'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해외 10개 투자은행들이 지난달 말 예측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실질 GDP) 전망치는 평균 -2.3%로 집계됐다.
 
불과 한달 전에 9개 투자은행들이 제시했던 0.8%보다 3.1%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수치들이다.
 
◇ 발빠른 대응 시급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침체가 워낙 빨라 우리나라도 마이너스를 걱정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권 연구위원은 "국내외 모두 금융위기의 진행 속도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얼마나 빨리 나타나는가가 관건"이라며 "지금까지는 계획이 너무 더디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수치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미 내용상으로는 마이너스 상태"라며 "1분기 이후 경기가 더 나빠지느냐가 문제"라고 판단했다.
 
고 연구위원은 앞으로의 경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3가지 변수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 것인가가 첫번째다.
 
다음은 하반기 세계경기가 나빠지지 않는다면 세계 산업구조조정 이후 우리 기업들이 상대적인 경쟁력 우위로 얼마만큼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또 이미 원화가 타국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인데 앞으로 얼마나 지금보다 강세로 돌아설 수 있는가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은 수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마이너스라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임을 지적하고, 발빠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