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이미 3차례의 끝내기 결승타 경기와 2차례의 연장 경기로 격한 혈투를 펼친 양팀은 마지막 경기인 이날 경기도 연장 승부를 펼쳤다. 점수는 대부분 홈런으로 나왔고 끝내 승부는 연장 13회초 홈런포를 잇따라 날린 두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에서 선발투수 유희관의 호투와 이원석과 최준석의 홈런으로 4-3의 승리를 거뒀다. 결국 이날 승리한 두산은 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 티켓을 얻었다.
이날 두산 선발 유희관은 최고의 호투를 선보였다. 타자 이원석은 넥센 선발인 나이트의 실투를 홈런으로 이었다. 이제까지의 혈전들과 다르게 두산이 어렵잖게 승리할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9회 2사 이후로 기적같은 동점포가 터졌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유희관의 '인생투' - 7이닝 1피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
이날 두산은 선발 유희관의 무실점 완벽 투구와 이원석의 홈런 등으로 경기 승리가 확실해 보였다. 유희관은 뚫리지 않는 방패였고 이원석은 득점 찬스를 홈런으로 연결하는 성능좋은 창이었다.
유희관은 이날 7회까지 안타와 사구를 1개씩만 주며 상대의 득점 기회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주자가 출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점수를 낼 수는 없는 일. 결국 '7이닝 1피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유희관의 공에 넥센 타자들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유희관은 7회까지 완벽했다. 결정적인 경기에 노히트노런을 달성할 기세였다. 4회 2사 이후 이택근의 몸에 스치는 볼이 출루 허용의 전부였다. 직구 최고 시속이 135㎞이었지만 절묘한 바깥쪽 체인지업와 과감한 몸쪽 직구로 좌-우 놀이를 펼쳐 넥센 타선을 잡았다.
심지어 '5타자 연속 탈삼진'이란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준플레이오프 타이기록을 이루기도 했다. 1회 2사 상황 타석에 오른 3번 이택근을 시작으로 3회 선두 타자인 이성열에 이르기까지 유희관의 빼어난 공에 삼진을 당했고 결국 고개를 떨구며 타석을 떠났다.
유희관은 8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이날 최초의 안타를 주고 변진수로 교체됐다. 투구수가 109개에 달했기에 안타를 맞아서 교체하는 것으로 보기는 무리다. 단언컨대 이날 유희관은 빼어났다.
◇'3차전 끝내기 주인공' 이원석의 4회초 선제 3점포
두산의 마운드에 유희관이 있었다면 타선에는 이원석이 있었다.
지난 11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연장 14회말 접전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두산의 승리를 견인한 이원석은 이날 경기에서도 선제 3점포를 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원석은 이날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등판했다. 그는 양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 1사 1, 2루 상황에 상대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4구째 131㎞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이원석이 타격한 공은 목동의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고 결국 스리런포가 됐다.
넥센의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2회까지 호투했다. 하지만 3·4회 연이어 볼넷으로 흔들렸다. 나이트는 4회 선두타자 이종욱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오재일과 홍성흔에게 연속타자 볼넷을 내주며 결국 1사 1, 2루 실점 위기를 엮었고, 끝내 이원석에게 선제 홈런을 맞았다.
나이트는 이원석의 홈런 이후 오재원을 삼진으로 막아냈고 최재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호투했으나 결국 5회 동료 좌완투수인 오재영과 교체돼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재영은 6회 1사 상황까지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야구는 9회 2사 후부터' 박병호의 영화같은 동점 3점 홈런
홈팀인 넥센은 9회 전까지 아무런 점수를 내지 못했다. 이원석의 4회말 3점포 이후로는 실점이 없었지만 득점도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회초 두산 공격 때도 실점은 없었지만 넥센 덕아웃은 어딘가 모를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패배를 앞둔 팀의 어두운 쓸쓸함이었다.
9회말 넥센의 선두타자 문우람과 뒤이은 서건창은 연이어서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날렸다. 결국 니퍼트가 마운드에 올라 장기영과 이택근을 삼진으로 막아냈다. 타석엔 박병호.
하지만 9회 2사 상황에 찾아온 타석 전까지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2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는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볼카운트 3-0에서 니퍼트의 높은 공을 힘껏 받아치며 백스크린을 치는 동점 3점 홈런으로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 13회초 5득점으로 뚝심의 리버스 3연승..3년만에 PO행
극적인 동점을 이룬 넥센은 승리를 낚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넥센은 10회 무사 1루, 11회 2사 2루 끝내기 기회를 있따라 놓쳤고, 두산은 13회 기회를 잡았다.
마무리 손승락은 12회까지 던졌다. 그가 추가로 던지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넥센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는 강윤구다. 강윤구가 바통을 받자마자 잠잠하던 두산의 타자들은 기다리기라도 한것처럼 폭발했다.
13회초 두산 벤치는 선두타자 이종욱 대신 최준석을 대타로 냈고, 최준석은 강윤구를 상대로 5구째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이번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두산은 공격을 더욱 몰아쳤다. 무사 2루 상황 민병헌의 우익수 우측으로 향하는 1타점 2루타, 2사 1, 2루 상황에서 나온 오재원의 3점포가 잇따랐다. 두산은 8-3으로 넥센을 멀찌감치 떼어놨다.
넥센은 두산의 '진짜 마무리' 정재훈에게 연장 13회말 2사 1루 마지막 득점 찬스에서 이택근의 홈런으로 기적을 다시 이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히며 더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된 두산은 오는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치러지는 '영원한 라이벌'인 LG와 5전3선승제 형태로 한국시리즈 진출 팀을 가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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