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해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모방하며 등장한 이른바 한국형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들의 퇴장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SK컴즈가 운영하는 마이크로블로그 ‘씨로그’다.
16일
SK컴즈(066270)는 싸이월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용자 감소와 서비스 운영 및 유지에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씨로그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씨로그는 2010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열풍에 맞서 출시됐지만 별다른 반향을 끌지 못했다.
다음(035720)의 ‘요즘’도 지난 8월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서비스 형태와 종료 이유 모두 씨로그와 유사한데 회사측에서는 성과가 부진해 차라리 핵심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포스퀘어를 표방한 ‘아임인’ 역시 5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씨로그나 요즘과 달리 아임인은 한국에서 거의 최초로 시도하는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LBSNS)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이용률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운영업체인
KTH(036030)는 적자누적 상황에서 더 이상 끌고나갈 여력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마이크로블로그는
NAVER(035420)의 미투데이다. 이 또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사 내부적으로 크게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창업자인 박수만씨는 퇴사를 결정했으며 네이버 한 고위관계자는 미투데이에 대해 “분명 트렌드에 뒤쳐진 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마이크로블로그들의 성과부진 이유로 '혁신 부재'를 꼽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했을 뿐 차별화나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이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해외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따라잡기’ 전략은 애초에 성공하기 힘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그 시기를 기점으로 일본 ‘믹시’, 필리핀 ‘프렌드스터’, 헝가리 ‘iWiW' 등 지역별로 강세를 보였던 SNS들은 추풍낙엽처럼 인기가 시들고 말았다.
수익화가 어렵다는 것 역시 한국형 마이크로블로그들의 퇴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원초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광고를 제외하고는 딱히 돈을 벌 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또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며, 이는 아임인의 서비스 종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서비스 제작에 참여한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아쉬운 일이지만 딱히 이용자 유인동기와 차별화 요인이 없어 내부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는 사람이 적었다”며 “이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씨로그 (사진제공=SK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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