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뉴스 유료화 시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신문이 지면 디지털화를 주축으로 하는 유료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조선일보와 매일신문도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포털 또한 “언론사와 상생 의지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들여 프리미엄 뉴스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한창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하나의 결제솔루션을 기반으로 양질의 기사를 묶어 판매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뉴스 유료화는 대다수 언론사들이 꿈꿨던 수익모델이었습니다.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순간 사업 포트폴리오가 취약해지고 자본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여러 매체가 유료화를 시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뉴스 유료화는 불가능한 꿈일까요. 김지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꼭 그렇진 않다”고 말합니다. 소프트웨어, MP3, 동영상 등이 그랬듯이 뉴스 또한 소비패턴과 인식변화가 이뤄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성공을 위해서는 크게 세 개의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가능한 많은 언론사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이들이 다 하나의 플랫폼을 공유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만약 유료화를 시행하는 언론사와 전면무료를 고수하는 언론사가 나뉜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콘텐츠 수준이 대동소이한 상태에서 이용자들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선의 길이 분명 존재하는데도 각자 이기적 선택 때문에 집단이 파멸할 것”이라는 ‘죄수의 딜레마’ 모델로 설명 가능합니다.
참고로 MP3 유료화가 자리를 잡기까지 음반사들의 단합과 결속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분배비율을 놓고 여전히 많은 갈등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제 가수들이 단 하나의 곡으로 음원수익으로 10억원을 버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두 번째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동향을 봤을 때 아무래도 뉴스콘텐츠는 전면유료화보다는 부분유료화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뉴스에 대해 ‘돈을 주고 볼 만한 콘텐츠’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비스실 실장은 "매체명을 가린다면 독자들은 어느 언론사의 기사인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모두가 판에 박힌 콘텐츠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기사와 취재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가 나와야 합니다. 최근 해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데이터 저널리즘과 인포그래픽 활용 등 여러 가지 혁신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능한 기자만큼 유능한 기획자, 개발자가 존중받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콘텐츠 유통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언론사도 인터넷기업이 됐기 때문입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은 기자의 일이지만 나머지 모든 영역은 IT기술에 의해 구현됩니다.
오랜 기간 언론사에서 온라인전략 업무를 했던 이승훈 한국미디어교육학회 이사는 "언론사의 미래는 기자가 아닌 기획자와 개발자에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언론사에게 이제 유료화는 그저 신성장동력이 아닌 앞으로 생존 여부를 결정할 변수입니다. 올드미디어 광고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이를 대신할 뉴미디어 광고시장 패권을 대형 인터넷기업들이 잡으면서 방송사와 신문사가 설 자리는 계속 좁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저 역시 하나의 기자로서 제 뉴스가 당당히 제값을 받고 팔리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의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매경e신문' (사진=매일경제신문)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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