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공정" 발언에 대한 여야의 극명한 시각차
윤상현 "트윗글의 0.02%에 불과" vs 조국 "트위터 내 영향력 25위 전후"
2013-10-25 18:10:24 2013-10-25 18:13:50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낸 문재인 의원이 던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는 말이 정국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문 의원의 25일 성명 발표 이전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대선에 대해 "부정선거"라 규정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여러 정부 부처의 대선개입이 속속 드러난 직후였다.
 
국정원이 인터넷 상에서 조직적으로 야당을 비난하는 글들을 게시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행했고, 대선 직전 '댓글 사건'의 수사를 진행했던 경찰은 엉터리 수사로 야당 후보를 수렁에 빠뜨렸다. 최근에는 국군 사이버사령부도 국정원처럼 조직적으로 댓글 작업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국가보훈처와 안전행정부 역시 '안보교육' 등의 명목으로 야당을 '친북' 등으로 매도하며 헌법에서 명시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렇듯 지난 대선 전 여러 국가기관이 새누리당의 편에 서서 대선을 치렀으니 선거 자체가 '공평하고 올바르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사진=문재인 의원실)
 
반면 새누리당은 '불공정'이나 '부정선거' 언급에 전가의 보도인 "대선불복종이냐"는 반문 카드를 또 내밀었다. 대선이 공정했다는 주장이다.
 
국정원 개입, 경찰 은폐 등에 대한 민주당의 많은 문제 제기에 "대선불복이냐"를 물었던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불공정' 발언에 대해선 판을 더 키워 "대선불복사태"라고 규정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이 수차례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대선불복이 아니라는 점을 누누히 얘기했지만, 새누리당은 "대선불복"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입장은 친박 실세로 평가받는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25일 발언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찰이 국정원 작성 트위터글로 밝힌 5만6천여 개의 글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윗, 리트윗 글의 0.02%정도"라며 대선판도가 바뀌었다고 민주당이 정치공세를 하고 있어 국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개인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새누리당의 주장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트윗 숫자만 보면 매우 작아보이지만, 얼마나 리트윗 되었는지까지 포함시키게 되면 영향력은 훨씬 커진다"며 "SNS업체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25위 전후의 파워트위터리안이었다"고 반박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도 "댓글 영향력은 따질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불법자금 500만원을 사용했다면, 그것이 표를 가져왔을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군, 안전행정부, 보훈처의 대선개입 SNS를 보고 투표를 했는지 여부도 아무도 모른다"며 "불법자금 500만원이 당선에 영향을 줬는지 여부는 별개다. 500만원을 쓴 자체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