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효성家, 무자격 딛고 이사직 유지..자기대출 셀프승인 '황당'
사금고 전락한 효성캐피탈, 조석래 회장 일가에 1조원대 불법대출
2013-10-31 09:35:36 2013-10-31 09:39:12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캐피탈이 최근 10년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사진) 일가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에게 무려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금고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두(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조석래 회장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에게 총 1026번에 걸쳐 1조2341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형제에게 대출해준 금액만 모두 598번에 걸쳐 4152억원에 달했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에게 1766억원,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1394억원,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에게 991억원을 대출했다.
 
특히 이들 형제는 기존 혐의에 대한 법원 선고로 무자격임에도, 불법적으로 등기이사직을 유지한 데 이어 자신에게 대한 대출을 자기 스스로 승인하는 일종의 셀프승인마저 자행해 비판의 중심에 섰다.  
 
민병두 의원은 "이들 형제는 효성캐피탈의 등기이사였는데, 이중 첫째 조현준 사장의 경우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한 것으로 인해 대법원에서 횡령죄를 받아 이사직 자격이 없음에도 불법적인 이사직을 유지하며 자신에 대한 불법적인 대출을 승인했다"고 힐난했다.
 
민의원은 이어 "셋째 조현문 부사장의 경우도 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하고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9월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5억2000만원을 받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모두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위반에 해당해 등기이사 자격은 상실된다.
 
이들 외에 조 회장의 자금관리인으로 알려진 고동윤 상무와 최현태 상무 등도 효성캐피탈로부터 총 37번에 걸쳐 714억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특히 이들 금액은 다시 조 회장 일가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차명거래인 것.
 
효성캐피탈은 또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에 4455억7000만원을, 효성에 108억6000만원을, 효성도요타에 844억6000만원을, 두미종합개발143억원 등을 비롯해 총 358번에 걸쳐 15개 계열사에 대해 8049억8000만원을 대출했다.
 
민 의원은 "효성캐피탈은 한 마디로 차명거래를 위한 거대한 사금고 역할을 하고 있었다"며 "금감원, 국세청, 검찰의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금감원 통계자료에서도 통상 대출기간이 1일, 1개월, 1년 등 차이가 있어 취급금액보다 잔액기준으로 산정한다"며 "효성 캐피탈의 특수관계인 대출 현황을 잔액기준으로 보면 평균 383억원에 불과하고, 이중 개인대출 190억원, 법인대출 100억원, 리스 93억원으로 2013년 10월 기준 잔액은 총 77억원 규모"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계열사 대출의 경우 단순 사업상 대출로 정상적 절차를 통해 이뤄졌고, 그동안 원금·이자 등 연체없이 납부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달 1일  조석래 회장과 김용덕 효성캐피탈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석에 서게 돼 이들을 향한 여야 질타는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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