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공개됐다. 현대·기아차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3개사는 약진하며 명확한 희비를 보였다.
◇현대·기아차, 내수 부진..수출 선전이 위안
국내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는 현대·기아차의 내수 부진이 눈에 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5만755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기아차 역시 3.9% 줄어든 3만9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양사 모두 장기화된 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했다. 한시적인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기엔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두 회사 모두 연말까지 내수 판매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공장 생산분의 증대로 그나마 수출이 상승세를 보인 점이 위안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10.1%의 수출 증대를 기록했다. 임단협 등으로 차질을 빚던 국내공장 생산라인이 정상화에 들어가면서 해외에서의 수요를 감당해 낼 수 있었다.
품질 논란도 현대차로선 부담이다. 수(水)타페 논란에 이어 제네시스마저 브레이크 결함을 보이면서 현대차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신형 2세대 제네시스가 연말 출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려는 커졌다.
이상신호는 이미 감지됐다. 미국 소비자조사 기관인 컨슈머리포트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8개 브랜드 260개 차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자동차 신뢰도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6계단 하락한 16위, 현대차는 4계단 하락한 21위를 기록하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6계단 내려간 데 이어 올해도 4계단 밀리는 등 시장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질적인 성장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쌍용차·르노삼성 "월간 최대 판매"
반면 지난달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차는 약속이나 한 듯 올 들어 월간 최대 판매고를 올리며 기를 폈다.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한 1만3922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 들어 월간 최대 판매량이자 지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고의 10월 판매기록이다.
수출도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한 5만3739대를 기록했다.
쌍용차(003620)는 '뉴 코란도 C'를 선봉에 내세워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 2005년 이후 월간 최대판매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내수와 수출 합쳐 1만4244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7.1%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뉴 코란도 C는 지난 2010년 첫 모델 출시 이후 월별 최대인 5997대가 판매되며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뉴 코란도 C는 해외에서도 3960대가 판매되는 등 수출 최전선에 섰다. 이는 지난달 총 수출(8042대)의 절반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5%의 수출 증가를 기록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차도 전년 동월 대비 12.1% 증가한 1만2729대의 판매실적을 썼다. 이 역시 올 들어 월간 최대 판매실적이다.
쌍용차에 뉴 코란도 C가 있었다면 르노삼성차에는 QM5가 있었다. QM5는 내수와 수출 전방위에 걸쳐 선전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4% 증가한 5350대를 팔았다. 이중 QM5 판매량은 586대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1.9% 상승한 수치다.
해외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10.5% 늘어난 7379대의 판매실적을 거둔 것. QM5는 4697대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88.9%의 판매 신장을 보였다.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의 올해 1~10월 내수판매. 3사 모두 10월 판매량이 올 들어 가장 높다.(자료=각 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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