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손실과 지체상금 노출 가능액 종합. (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 공사가 한창인 해외건설 사업 가운데 내년 준공을 앞둔 사업들에서 약 4조원, 최대 21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내년 준공이 예정된 해외건설 계약액은 사상 최고치인 85조원(740억달러) 규모다. 지난 2010년부터 급증한 해외 수주 공사 중 상당수가 내년 준공 단계에 접어든다.
내년 준공이 예정 공사는 모두 374건으로 이중 설계와 하도급 등을 제외한 166건(67조4000억원/620억달러)의 사업을 분석한 결과, 50건의 사업에서 공기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전망된다.
건산연은 공기지연과 공사지체보상금(LD) 등에 따른 손실액의 중간값은 약 4조4200억원(40억700만달러)이며, 최대 21조2700억원(195억6000만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준공 예정인 사업들의 건당 평균 규모는 10년 전에 비해 약 7배, 하루 평균 소화 공사금액은 약 3.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급형태의 확대와 발주자의 공기 단축 요구가 크게 반영된 수치다.
도급 사업 수주 중심에서 포괄 도급 사업 중심으로 수주 환경이 전환되면서 손실에 대한 예상규모도 과거에 비해 매우 확대됐다는 것이다.
국내의 대형건설업체 중 일부는 막대한 손실을 경험하면서 해외 건설사업 잠재 부실이 표면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위성 건산연 연구위원은 "2009년과 2010년에 수주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이들 사업의 준공시점이 2013년을 시작으로 2014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4년에 준공 예정인 사업들이 손실에 노출돼 있는 잠재리스크의 전체적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잠재리스크가 반드시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대응책 수립의 소홀과 부적절함은 잠재리스크가 모두 손실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건설업체들은 기존의 기업자체 리스크 및 손실 대응 전략에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리스크 관리활동으로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5위권의 건설사들이 해외 저가수주로 인한 손실이 터져 나오자 업계에서도 다음 타자가 누구일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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