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정부가 일괄약가인하 후 제약업계가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약가인하 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약계의 현황에 대해 자료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 재시행을 위한 수순밟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의 “약가 인하로 2조원의 매출이 깎이면서 여전히 어렵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시장형실거래가 역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명분 축적용이란 해석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12일 보건복지부에서 진행된 제약협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는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과 41곳 혁신형제약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복지부가 이날 내놓은 ‘2013년 상반기 국내 제약산업 현황’에 따르면 제약시장은 대규모 약가인하 여파를 딛고 내수시장 회복 및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 기준으로 67개 상장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수치를 제시했다.
먼저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2011년 1.9%에서 2012년 1.75%로 감소하다 2013년 5.7%로 다시 증가 폭을 올렸다. 영업이익율 역시 2011년 11.8%에서 2012년 7.3%로 주춤하다 2013년 9.1%로 상승했다. 순이익 증가율 또한 2011년 9.2%에서 2012년 6.3%로 감소하다 2013년 6.6%로 증가했다.
특히 매출이 폭의 조정은 있지만 계속해서 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일반 제조업에 비해 견고한 데다, 순이익 또한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라, 제약업계의 주장은 엄살이라는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약가인하가 시작된 2012년 상반기 주춤하다가 올 상반기 모두 증가했다”며 “제약업계가 약가인하 파고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또 제약사들의 경영이 기존 영업과 마케팅 중심에서 연구개발(R&D)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랜 관행인 리베이트 영업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위한 R&D체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67개 상장제약사 영업·마케팅 비중은 2009년 26.6%에서 2013년 상반기 20.1%로 줄었다. 반면 R&D 비중은 2009년 6.1%에서 2013년 상반기 10.4%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한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 것”이라며 “국내 개발 개량신약이 선진국 시장에서 인허가 되면서 시장성과 경쟁력있는 제품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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